채무조정 '도덕적 해이' 논란에 금융위 "원금탕감 조치 아니다"

입력 2022-07-18 15:53  

채무조정 '도덕적 해이' 논란에 금융위 "원금탕감 조치 아니다"
"부실차주 위한 제도"…"채무 감면에 국가 예산 안 쓴다"
설명자료 배포하고 위원장까지 논란 진화에 나서


(서울=연합뉴스) 오주현 기자 = 정부가 취약차주를 대상으로 채무를 조정해주는 제도를 발표한 이후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해서 제기되자, 금융위원회가 해명에 나섰다.
금융위는 18일 설명자료를 배포하고 김주현 위원장이 직접 금융 부문 민생안정 과제와 관련한 주요 쟁점들에 대해 추가로 설명했다.
금융위는 특히 '청년 특례 프로그램'이 결코 '빚투(빚내서 투자)'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족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청년 특례 프로그램은 만 34세 이하, 신용평점 하위 20%의 저신용 청년들이 이자 감면, 상환 유예 등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가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제도이다.
앞서 정부가 14일 이 제도의 도입 취지를 설명하면서 최근 주식, 가상자산 등 가격이 큰 폭으로 조정되면서 청년 자산투자자의 투자 손실이 확대된 점을 배경으로 제시해 '빚투 탕감'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금융위는 "채무 조정은 '빚투'나 '영끌'족을 위한 제도가 아니다"라며 "누구든지 대출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부실(우려)차주라면 실직, 생계, 학업, 투병, 투자 등 이유를 불문하고 채무조정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신복위와 금융회사가 엄격한 소득·재산 조사를 해 지원 여부와 수준을 결정하므로 재산과 소득이 충분한 경우 지원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이 제도는 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금리를 일부 낮춰주는 것일 뿐, '원금 탕감' 조치는 어떤 상황에서도 지원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 빚을 성실히 상환한 일반 국민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서 금융위는 "일반 국민을 위한 대책도 충분히 마련했다"고 밝혔다.
40조원 규모의 안심전환대출 공급, 전세대출 보증한도 2억원→4억원 확대, 10조원 규모의 정책서민금융상품 공급, 8조7천억원 규모의 저금리 대환, 42조2천억원 규모의 사업 내실화 등 맞춤형 자금지원책 등이 그 예시다.
아울러 채무 조정 제도가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 기존에도 금융회사와 신복위, 법원 등을 통해 상시로 진행되고 있는 제도라는 점을 설명했다. 금융채무불이행자가 확대될 경우 사회경제적 비용이 커지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이를 막기 위해 꼭 필요한 제도라는 것이다.
다만 이번 정책을 통해 청년층에 대한 신속채무조정을 지원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청년층은 우리 경제의 미래에 있어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한 점을 고려해 금리감면 지원을 일부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빚투 투자자의 부채를 국민들이 부담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에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금융위는 "신복위 채무 조정 시 감면분은 해당 대출을 취급한 금융회사가 부담을 나눠서 지게 된다"며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발표한 금융지원대책에서 정부가 금융권에 자율적으로 차주의 90∼95%에 만기·상환유예를 추가 연장하도록 한 조치에 대한 '책임 떠넘기기' 논란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금융위는 "금융권은 별다른 정부 조치 없이도 통상 기존 대출의 90% 이상을 일상적으로 만기연장 조치한다"면서 "정부가 새출발기금, 저금리 대환 등 기존 만기연장 지원차주에 대한 프로그램을 촘촘히 마련했으므로, 이를 고려해 금융권이 차주에 맞게 적절한 대응조치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등 국가적 재난상황을 겪은 점을 고려해 금융회사들이 대출취급의 당사자로서 일차적 책임을 지고 무분별한 대출회수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viva5@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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