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사이버보안 연구소 주장…"정부 관련 가능성" 의혹 제기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태국의 반체제 인사들이 스파이웨어로 스마트폰 등 통신 기기를 해킹당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캐나다 토론토대의 사이버보안 연구소 시티즌랩과 태국 비정부기구(NGO)인 아이로(iLaw)는 18일 공동 조사 결과 운동가, 학자, 변호사 등 반정부 시위나 활동에 관련된 최소 30명이 스마트폰 해킹 스파이웨어 프로그램 '페가수스'로 감시받았다고 주장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2020년 10월부터 2011년 11월 사이 반민주 시위에 관련됐거나 태국의 군주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이들이 해킹 대상이 됐다. 태국 전역에서 반정부 민주화 시위가 활발히 일어난 시기라는 점에서 정부가 배후로 의심받고 있다.
연구자들은 보고서에서 "태국에 페가수스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오랜 증거가 있다"며 "이는 정부가 문제의 기간에 페가수스를 다뤘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정부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시티즌랩은 지난 2018년에도 페가수스 스파이웨어가 태국을 포함한 전 세계 45개국에서 운용된 의혹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스라엘 보안기업 NSO그룹이 만든 페가수스는 애초 테러·범죄에 대응하는 정보기관을 위해 개발됐으나, 일부 국가에서는 불법 정보 수집에 사용됐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페가수스가 휴대전화에 깔리면 메시지와 사진을 비롯한 정보가 유출되고, 위치 추적과 도청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를 비롯한 각국 정상급 관리들과 정치인, 언론인, 인권운동가 등이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11월 애플은 자사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태국의 반정부 인사들에게 해킹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당시 애플은 태국 고객들이 페가수스로 공격받았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 시점에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미국 시민들의 모바일 기기가 NSO그룹의 스파이웨어 프로그램으로 감시당해왔다"며 이 프로그램의 사용을 금지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쁘라윳 짠오차 현 태국 총리는 육군참모총장이던 지난 2014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2019년 총선을 통해 재집권에 성공했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총선 승리가 군정 시절 제정된 군부에 유리한 헌법 때문이라며 문제를 제기했고, 군주제 개혁과 쁘라윳 총리 퇴진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확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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