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급량 40억㎥ 확대 협약 체결 전망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정치적 위기 상황에도 아프리카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인 알제리를 석 달 만에 다시 방문해 천연가스 추가확보에 나섰다.
18일(현지시간)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드라기 총리 일행은 이날 알제리를 방문해 압델마드지드 테분 대통령과 회담하고, 천연가스 공급량 확대 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기 총리는 회담 후 "이탈리아에 대한 알제리의 가스 공급이 몇 년 안에 늘어날 것"이라며 "최근 몇 달 만에 알제리는 이탈리아의 최대 가스 공급자가 되었다"고 말했다.
테분 대통령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탈리아에 상당량의 천연가스를 공급하기 위한 중요한 합의가 내일 옥시덴털(미국 에너지 회사), 에니(이탈리아 에너지 회사), 토털(프랑스 석유회사) 간에 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알제리 뉴스통신사 APS는 지난 15일 올해 이탈리아에 대한 가스 공급량이 40억㎥ 늘어날 것이라고 보도했고, 테분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보도 내용을 언급했다.
양국은 이 밖에도 사법, 산업, 문화 분야에서도 협력 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최대 정당인 오성운동(M5S)의 연립정부 이탈로 사임서를 제출할 만큼 정치적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도 드라기 총리는 이번 알제리 방문에 외무, 내무, 법무, 환경 전환 등 주요 장관들을 대동하는 등 공을 들였다.
이탈리아 총리실은 앞서 성명을 통해 "알제리는 (에너지) 공급원을 다변화하려는 이탈리아 정부의 노력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번 방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탈리아는 천연가스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며, 전체 수입량의 45%를 러시아에서 가져왔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러시아 제재가 강화하고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자 이탈리아는 대체 수입처를 찾아왔다.
드라기 총리는 지난 4월에도 알제리를 방문해 2023∼2024년 천연가스 수입량을 90억㎥ 늘리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최근 러시아가 잇따라 가스 공급량 감축을 통보한 가운데, 알제리는 이탈리아의 올해 가스 부족분까지 채워줄 구원투수가 됐다.
올해 알제리가 지중해 가스관을 통해 이탈리아에 공급한 천연가스는 139억㎥로 애초 전망치의 113%에 달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연간 총공급량(230억㎥)의 60%가 넘는다.
지중해 가스관은 알제리 최대 가스전인 하시 르멜에서 출발해 튀니지를 거치며 지중해 해저를 통과해 이탈리아 시칠리아섬까지 이어진다.
이탈리아와 알제리가 공동 운영하는 이 가스관의 연간 공급능력은 320억㎥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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