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원로 정치인, 신간 인터뷰서 비판…트럼프 표적된 체니 의원 지지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에서 18년 간 연방 상원의원을 지낸 공화당 원로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
앨런 심슨 전 상원의원은 미국 언론인이자 작가인 마크 리보비치가 최근 펴낸 신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우리 민주주의를 오염시킨 사악한 동물"이라고 말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심슨 전 의원은 공화당을 향해서도 유사종교라고 칭하며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우리 당에선 더는 상식이나 균형 잡힌 정치를 얘기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재 90세인 심슨 전 상원의원은 1979년∼1997년 와이오밍주를 대표하는 공화당 상원의원을 지냈다.
그는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각별했던 사이로, 2018년 부시 전 대통령 장례식 때 추모사를 낭독하기도 했다.
지난 7일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대통령이 민간인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영예인 자유의 메달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메달 수여 당시 그에게 "지금껏 나와 함께 일했던 많은 상원의원 중 가장 품위 있고 당당하고 진실한 사람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심슨 전 상원의원은 2016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했으나 2020년 대선에서는 그를 찍지 않았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의한 공화당 납치는 비극이라고도 언급했다.
1·6 의회 난입 사태 직후 공화당에서 트럼프 탄핵에 앞장선 공화당 리즈 체니 하원의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표적으로 부상한 뒤로 그의 재선을 지지하고 있다.
체니 의원의 지역구는 심슨 전 상원의원과 같은 와이오밍주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인 체니 의원은 다음 달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두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주지사 선거에서 낙선한 해리엇 헤이그먼을 내세워 체니 의원을 떨어뜨리겠다고 벼르고 있다.
심슨 전 상원의원은 지난달 NBC 인터뷰에서 "체니가 민주주의에 대한 '레킹 볼'(wrecking ball·철거할 건물을 부수기 위해 크레인에 매달아 휘두르는 쇳덩이)에 맞서고 있다"고 응원하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는 꼬여 있는 자아 때문에 모든 종류의 법치나 헌법 절차를 뒤집을 정도로 너무나 자만에 빠져 있다"며 "다시는 그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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