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아찔하면서도 군기잡힌 시범비행으로 유명한 미 해군 '블루 엔젤스'에서 창단 76년 만에 첫 여성 조종사가 선발됐다고 NBC방송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인공은 아만다 리 중위로, 버지니아비치 해군기지 106 전투기 중대 블루 엔젤스팀에 배속됐다.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창설된 이 곡예비행단은 각종 에어쇼와 국가행사 등에 초근접 군집 비행과 화려한 곡예를 선보이며 '글래디에이터'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이들이 현재 모는 전투기는 F/A-18 슈퍼호넷이다.
리 중위는 올가을 정식으로 곡예비행단원이 되고 훈련을 거쳐 내년 초 첫 곡예비행에 나설 예정이다.
리 중위는 2019년 미 해군 첫 여성 조종사 중 한 명이면서 첫 해군 여성 비행단장이었던 로즈마리 마리너 예비역 대위의 장례식 때 의례(儀禮) 비행에 참가한 바 있다.
미 해군 곡예비행단원이 되려면 해군 또는 해병대 전투기 조종사로서 최소 1천250 시간의 비행기록을 보유하고 항공모함 승선 자격을 갖춰야 한다.
화려한 외양만큼 많은 이들이 선망해 선발 경쟁률이 매우 높다.
리 대위는 미 해군이 배포한 인터뷰 자료에서 "조종사 대기실로 들어가는 순간 나는 우선 조종사일 뿐, 내가 누군지는 그다음 문제"이라며 "내가 여성이라는 사실은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마리너 대위 의례 비행 경험에 대해선 "나는 마리너 대위 같은 이들이 개척한 길을 따라가고 있다"면서 "그녀를 위한 의례 비행에 참가하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블루 엔젤스는 17명의 장교로 구성돼 있으며, 공보관과 의무장교, 업무조정관 등 3명의 여성이 이미 일하고 있지만 여성 조종사는 리 중위가 처음으로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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