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미국 애플이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내년 일부 사업부의 고용과 지출 증가 속도를 줄이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애플이 내년에 일부 사업 부문의 연구개발(R&D)·채용 예산을 예상보다 적게 책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애플은 또 통상 매년 5∼10%가량 인원을 늘려왔으나, 내년에는 일부 부서의 인원을 늘리지 않고 직원이 퇴사해도 충원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번 조치는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 좀 더 신중히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회사 전체에 적용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그동안 지출을 삭감한 경우가 거의 없었지만, 중국 등지에서 아이폰 판매가 부진했던 2019년 초에는 채용을 줄인 바 있다.
앞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매출 총이익과 영업비용에서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코로나19와 물류비용 상승에 따른 부정적 영향도 지속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애플은 그러나 긴축경영과 관계없이 신제품은 공격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애플은 올해 말 4종의 아이폰 새 모델과 애플워치, 새로운 데스크톱과 랩톱, 성능이 향상된 애플TV 셋톱박스 등을 선보일 예정이며, 내년에도 혼합현실(MR) 헤드셋 등의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구인난 극복과 노동조합 결성 움직임 대응을 위해 올해 직원 보상 예산을 증액할 계획이다.
애플은 최근 다수의 시간제 매장 직원과 기술지원 담당 직원들의 급여를 약 5∼15% 인상했다.
애플은 지난 회계연도에 연구개발비로 이전해보다 17% 늘어난 220억달러(약 29조원) 정도를 지출했으며, 지난 회계연도 말 기준 15만4천명 정도의 직원을 두고 있다.
이날 애플 주가는 긴축경영 보도로 인해 거의 3주 만에 최대 하락폭인 2.06%가 떨어져 147.07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애플 주가는 올해 들어 전체 시장과 비슷한 17% 정도의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앞서 구글 모기업 알파벳, 아마존,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스냅 등 다른 주요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들도 경기침체 우려에 따라 지출·채용 축소 방침을 밝혔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와 테슬라는 감원에 나서고 있다.
보케 캐피털 파트너스의 수석투자책임자(CIO)인 킴 포레스트는 이번 애플의 결정은 신규투자를 꺼리는 정보기술(IT)기업들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함께 IT기업들도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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