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美하원의장, 내달 대만 방문"…中 "결연한 조치" 경고(종합)

입력 2022-07-19 18:28   수정 2022-07-19 18:33

"펠로시 美하원의장, 내달 대만 방문"…中 "결연한 조치" 경고(종합)
FT 보도…하원 대표단 일본·싱가포르·인니·말레이 등지도 방문
미 행정부서도 의견 갈려…中외교부 "일체의 결과 미국이 책임져야"


(서울 베이징=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조준형 특파원 =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다음달 대만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사정에 밝은 소식통 6명을 인용해 펠로시 의장이 내달 대표단을 이끌고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직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찾는 것은 1997년 민주당 클린턴 행정부 때 공화당 소속 뉴트 깅그리치 이후로 25년 만이다. 특히나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한층 고조된 상태에서 권력서열 3위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 추진되는 것이다.
또 펠로시 의장 일행은 대만과 더불어 일본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를 거쳐 하와이에 있는 인도·태평양사령부 본부도 방문할 예정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당초 펠로시 의장은 지난 4월 대만을 찾으려 했으나 코로나19에 확진돼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8월 1일 중국인민해방군 창립 기념식이 예정돼있고 가을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지을 20차 당대회를 앞둔 만큼 시기적으로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이날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소식이 나오자 중국 외교부는 강력 반발했다.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다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개 공동성명(수교 성명 등)의 규정을 엄중 위반하고, 중국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엄중하게 해치며, 중·미관계의 정치적 기초에 엄중한 타격을 주고, 대만 독립을 꾀하는 분열 세력에 심각하게 잘못된 신호를 줄 것"이라며 "중국은 이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자오 대변인은 이어 "만약 미국이 독단적으로 행동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결연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국가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조성되는 일체의 결과는 전적으로 미국 측이 책임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측은 어떤 형식으로든 미국과 대만이 당국간 왕래를 하는데 결연히 반대한다"며 "미국 의회는 미국 정부의 구성 부분으로, 미국이 시행 중인 하나의 중국 정책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4월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찾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악의적인 도발'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에선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에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또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해야 하는지를 두고 미국 행정부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린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펠로시 의장의 방문 일정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한 소식통은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독일마셜펀드'(GMF)의 대만 전문가 보니 글레이저는 "중국이 최근 몇 년간 전례 없는 수준으로 반중(反中) 법안을 발의한 미국 의회에 극도로 예민해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글레이저는 "펠로시 의장이 민주당 소속이고 바이든 대통령과 같은 정당이다 보니 그의 (대만) 방문은 대만을 중국에 대항하는 카드로 쓰고 대만 독립을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중국에)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무역과 인권 등 다양한 사안에서 신경전을 벌여온 미국과 중국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특히 대만 독립 문제를 두고 대립각을 세워왔다.
특히 15일 미국이 대만에 1억800만달러(약 1천400억원) 상당의 무기 부품과 군사적 기술 지원을 승인하자 중국이 발끈하면서 양국의 갈등 수위는 한층 높아졌다.
대만 영토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는 중국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전투기를 진입시키는 등 무력 시위를 벌이면서 양안의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은 1979년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바탕으로 중국과 수교한 이후 대만과는 비공식적인 외교관계를 이어오면서 유사시 대만을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법적 기반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kit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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