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휴정 기간 해외출장 가능성…최태원, 엑스포 유치전 총력
유럽 출장 중인 정의선도 하반기 경영 전략 구상 고심
(서울=연합뉴스) 재계팀 =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위기로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하면서 5대 그룹 총수들은 여름 휴가 기간에도 하반기 경영 구상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20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은 이달 21일과 22일 두 차례 공판에 출석한 뒤 다음 달 10일까지는 재판 일정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계 휴정으로 인해 재판이 열리지 않는 만큼 이 부회장이 이 기간에 글로벌 현장 경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말에도 재판부 사정으로 9일간의 시간적 여유가 생기자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했다.
지난달에도 재판부의 허락을 받고 네덜란드와 벨기에 등 유럽 출장을 다녀온 바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유력한 출장 후보지로 미국을 꼽고 있다.
삼성전자는 170억달러를 투입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제2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은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약 500만㎡(150만평) 규모로 조성되며, 완공되면 최첨단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하게 된다.
또 반도체 기술 동맹이 한미 간 핵심 이슈로 떠오른 만큼 공급망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일본을 방문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최근 방한한 일본 기업인 단체 '게이단렌'(經團連) 회장단과 회동을 한 만큼 일본 출장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측은 이 부회장의 휴가나 출장 일정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만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지난달부터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 지원 활동 차원에서 프랑스와 일본 등을 오가며 분주한 일정을 보냈다.
최 회장은 이달 말에는 미국 출장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SK그룹이 투자를 확대 중인 수소, 배터리, 소형모듈원전(SMR) 등 그린 비즈니스 분야의 미국 내 주요 파트너들과 만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후 최 회장은 그룹의 대표적 지식경영 플랫폼인 '이천포럼'이 열리는 8월 넷째 주까지 틈틈이 휴식을 취하면서 하반기 경영 및 부산 엑스포 유치 전략 구상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유럽 출장 중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번 주 영국 판버러 국제 에어쇼 현장에서 영국의 롤스로이스, 프랑스의 사프란 등 글로벌 주요 항공업체 최고 경영진들과 면담하고 주요 업무협약을 직접 체결하거나 지원사격 하는 등 그룹의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정 회장은 귀국 후에는 글로벌 판매 확대와 미래 모빌리티 사업 전략 등을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 휴가를 따로 가지는 않고 자택에 머물면서 하반기 경영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올해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 상승, 원자재가 인상 등 글로벌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중점을 둘 공산이 크다.
또한 최근 자동차 업계의 화두인 전동화 전환 계획을 다듬는 데도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하반기에 두 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6의 국내 판매를 앞두고 있다. 정 회장은 아이오닉 6의 성공적인 출시와 글로벌 판매 확대를 직접 챙길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40대 젊은 총수인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아직 구체적 일정이 알려진 바는 없지만 짧게나마 여름 휴가를 다녀올 것으로 전해졌다.
구 회장은 평소 임직원들에게 여름휴가를 통해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의 계기로 삼을 것을 강조해왔고, 본인도 취임 후 해마다 휴가를 다녀오고 있다.
다만 하반기 경영 환경이 악화하는 만큼 짧게나마 휴식을 취한 뒤 경영계획 수립 등 현안 챙기기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별다른 휴가 계획보다는 하반기 경영 전략 모색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지난 14일 개최한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에서 금리인상,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속 물가상승) 등을 언급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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