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억류 위험 'D지표' 신설…억류자에 제재부과하는 행정명령 발표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정부는 19일(현지시간) 미국인 억류 위험이 있는 국가군에 북한을 추가했다.
미 국무부는 국가별 여행 경보에 부당한 억류 위험을 알리기 위해 '억류'(Detention)의 첫 알파벳을 딴 'D' 지표를 이날 신설해 발표했다.
이들 국가엔 미국과 갈등 관계인 북한과 중국, 러시아, 베네수엘라, 이란, 미얀마 등 6개국이 포함됐다.
국무부는 현재 '납치'(Kidnapping) 위험이 있는 국가를 나타내기 위해 K 지표를 사용하는데, 이에 더해 D 지표까지 만든 것이다.
북한은 2017년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망 사건 이후 여행 금지 대상 국가에 이미 등재돼 있는데, 이번엔 D 지표에 해당하는 국가에도 이름을 올린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인을 부당하게 억류한 국가의 당국자 등 개인이나 테러리스트에 제재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은 부당 억류에 관여한 이들에게 미 당국이 금융 제재는 물론 비자 박탈 등 여행 제재도 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미 당국이 억류된 이들의 정보나 석방을 위한 노력을 가족과 더 많이 공유하고, 부당한 구금과 인질을 억제하기 위한 전략을 개발하도록 했다.
제임스 폴리 유산재단은 현재 20개국에서 64명의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부당하게 억류돼 있거나 인질로 잡혀 있다고 집계했다.
이들 국가엔 중국, 러시아, 이란, 쿠바,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베네수엘라,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터키) 등이 속한다.
또 억류자 석방운동을 하는 두이화재단은 중국에 200명의 미국인이 임의로 억류돼 있고, 30명은 불법적인 출국 금지에 처해 있다고 추정했다.
미 정부의 이날 조처는 마약 밀반입 혐의로 러시아에 억류된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를 비롯해 바이든 행정부가 억류 미국인의 석방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압력이 가중되는 와중에 나왔다.
억류된 이들의 가족은 오는 20일 워싱턴DC에서 시위를 예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조처가 억류 미국인의 귀환을 보장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8일 억류 미국인의 가족과 화상 통화를 통해 행정명령 내용을 사전에 설명했지만, 가족이 발언할 기회가 없었던 데다 행정명령의 효과를 두고도 회의적 시각이 표출됐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AP통신도 "새 행정명령이 외국에서 수감된 미국인을 더 많이 본국으로 데려올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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