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불안'에 떠는 서민층 지원 확대…공급량 늘리고 금융혜택 추가

입력 2022-07-20 16:36   수정 2022-07-20 17:15

'전세불안'에 떠는 서민층 지원 확대…공급량 늘리고 금융혜택 추가
하반기 건설임대 2만3천→2만5천호, 전세임대 2만1천500→2만4천500호로 확대
민간부지 임대주택 분양 비율 50%서 상향…리츠 지분매각 허용해 주택공급 유도
보증금 상습적으로 떼먹는 '나쁜 주인' 공개 추진…주거분야 민생안정방안 확정



(세종=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정부가 서민·취약계층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주거급여 및 금융지원 확대 등 주거지원 프로그램을 보강한다.
구체적으로 지난달 내놓은 '임대차 시장 안정 방안'의 과제를 조기에 시행하면서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깡통전세'로부터 임차인의 보증금을 보호하기 위한 지원을 강화한다.
국토교통부는 20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주거분야 민생안정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높은 전세가격과 금리상승, 월세 확산 등으로 서민의 주거비 부담이 늘어나고 있어 주거지원 프로그램을 전반적으로 보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공공·민간 주택공급 앞당겨 '전세난' 대응…민간 규제 완화
정부는 '최선의 전월세 시장 안정 대책은 주택공급 확대'라는 기조하에 공공·민간 임대주택의 공급을 늘려 전세 불안에 대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먼저 건설임대주택의 내년 초 계획 물량 가운데 2천가구를 올해 하반기에 앞당겨 추가로 공급하고, 전세임대 역시 당초 계획 대비 3천호를 추가로 공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국민·행복주택 등 건설임대주택의 공급량은 당초 2만3천호에서 2만5천호로 늘어나고 전세임대주택 물량은 2만1천500호에서 2만4천500호로 늘어난다.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앞으로 수요자들이 원하는 도심의 우수 입지에 품질을 향상된 주택으로 공급해 높아진 주거 수요를 만족시키기로 했다.
그동안 도시 외곽 중심으로 공급하던 공공임대는 앞으로 3기 신도시 등 우수입지 위주로 배치하고, 역세권 비율도 기존 20% 미만에서 6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공급 면적 역시 지구계획 변경을 통해 기존 49.5㎡에서 56.1㎡ 이상 수준으로 넓힌다.



국토부는 공공주택의 시기별·입지별·유형별 세부 공급계획은 다음 달 둘째 주 발표하는 '주택공급 로드맵'에 포함시켜 발표하고, 9월 중 '청년주거지원 종합대책'을 별도로 마련해 순차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수도권 등 필요한 곳에 충분한 임대주택이 새로 공급되도록 민간 건설임대 지원도 확대한다.
민간부지를 활용해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의 경우 분양 비율 상한을 현행 50%에서 더 높여주고, 기부채납 비율은 현재 50%에서 낮춰주는 방향으로 규제를 풀어 공급을 유도한다.
다만 특혜 논란을 없애기 위해 초과 이익 배분 방식은 바꾼다. 현재는 주택기금이 50∼70% 출자한 경우에도 초과 이익의 30%만 배분받는 구조이지만, 기금이 출자한 비율대로 배분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기로 했다.
공공택지를 활용해 민간이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경우에는 저소득 청년·신혼부부 등에 대한 공급 비율을 현행 20%에서 30%로 확대하고 초기 임대료도 현재 시세의 85% 수준에서 70% 수준으로 낮춰 취약계층의 주거 부담을 덜어준다.
임대 리츠(부동산투자회사)의 경우 현재 금지된 민간임대 의무기간 중 지분매각을 허용해 민간사업자의 유동성 확보와 재투자를 유도할 방침이다.
지분매각 허용은 준공 후 4년, 공실률 5% 미만, 주거 서비스 우수인증 등의 조건을 갖춘 사업장을 대상으로 추진한다.
아울러 임대 리츠 절차를 간소화해 사업계획승인부터 리츠 설립까지 통상 1년 6개월이 소요되던 것을 3개월 이상 단축시키기로 했다.
신규 주택 공급 효과가 큰 건설형 등록임대주택의 경우 지난달 세제 혜택 등을 확대하기로 한 데 이어 연말까지 소형주택을 중심으로 매입형 등록임대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우선 연립·다세대주택과 함께 아파트의 경우 소형 평형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양도세 중과 등의 규제를 먼저 풀어주고 시장 상황에 따라 적용 대상 확대를 검토하기로 했다.



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도심 내 공공임대주택 지원 규모는 기존 28만7천호(2017∼2021년)에서 33만8천호(2023∼2027년)로 확대한다.
이 가운데 도심 등 인기 입지에 공급이 용이한 매입임대 비중을 늘려 기존 12만2천호(신축 3만9천호+기축 8만3천호)에서 17만5천호(신축 15만호+기축 2만5천호)로 확대한다. 신축 매입 임대가 대폭 늘어나는 것이다.
연간 5천호 규모로 추진하고 있는 고시원·쪽방 등 거주 취약계층의 정상주택 이주 사업 규모는 1만호 이상으로 확대한다.
아울러 준공한 지 오래돼 낡은 임대주택은 재정비·리모델링을 통해, 쪽방촌은 정비사업 추진 등을 통해 각각 주거 여건을 개선한다.

◇ 신혼부부 버팀목 대출 한도 수도권 2억→3억원…9월 전세피해 지원센터 설치
정부는 실질적인 주거비 부담 경감 방안도 내놨다.
정부는 현재 청년·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한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의 금리를 올해 동결하기로 했다.
지원 한도도 청년은 7천만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하고, 신혼부부의 경우 수도권은 2억원에서 3억으로, 지방은 1억6천만원에서 2억원으로 각각 올린다.
향후 1년간 갱신 계약이 만료되는 버팀목 전세대출 한도도 지난달 대책에 담긴 대로 수도권의 경우 1억2천만원에서 1억8천만원으로, 지방은 8천만원에서 1억2천만원으로 각각 상향해 다음 달 1일부터 적용한다.
취약계층의 월세 지원을 위해 전국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106만5천가구 규모의 임대료 동결 조치는 당초 올해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던 것에서 2023∼2024년 계약분까지 1년 더 연장한다.
LH 영구임대주택의 경우 관리비 추가 인하도 함께 추진해 취약계층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해 준다.
중위소득 60% 이하인 청년에게 월세 자금 20만원을 최장 12개월 동안 지원하는 '청년 월세 지원' 사업도 오는 11월부터 실제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주거급여 대상자 기준은 중위소득 46%에서 50%로 완화해 혜택을 받는 가구를 기존 127만가구에서 175만가구로 확대한다. 이와 함께 기존 16만3천∼61만1천원 수준이던 지원 금액도 물가 상승률 등을 반영해 현실화하기로 했다.
깡통전세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가 없도록 임대차 보증금을 보호하는 조치도 마련했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 비율(전세가율)이 90%를 초과하거나 경락률(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이 전세가율보다 낮은 지역은 지방자치단체에 '주의 지역'으로 통보해 특별 관리하도록 하고, 주의 지역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위험매물 점검, 공인중개사 교육, 이상 거래 점검 등을 실시하도록 한다.
아울러 다자녀·청년·신혼부부 등 사회배려계층에는 전세보증보험 보증료 할인율을 현행 40∼50%에서 50∼60%로 10%포인트 확대해 준다.
보증금을 상습적으로 떼먹는 '나쁜 주인'의 명단을 공개하는 방안과 등록임대사업자의 보증가입 의무 준수 여부를 점검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내년 상반기까지 가격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운 전월세 매물에 대한 시세 정보 확인이 가능하도록 관련 데이터베이스(DB)도 구축한다.
특히 9월까지 전세 사기 피해자를 위한 '전세피해 지원센터'(가칭)를 설치해 이들에 대한 긴급 금융지원 매칭 서비스, 법률상담 알선 등의 도움을 주기로 했다.
김수상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내규 개정이나 행정 조치 등으로 가능한 전세가율 급등지역 사전관리와 보증수수료 할인 확대, 임대사업자 점검 등은 즉시 시행하고 나머지 과제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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