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에 지름 30m 거대 반사망원경 이번엔 들어서나

입력 2022-07-20 16:20   수정 2022-07-21 11:25

하와이에 지름 30m 거대 반사망원경 이번엔 들어서나
3조5천억원짜리 극대망원경 건설 원주민 반대로 10년 넘게 좌절
재단, 주민 의견 청취 뒤 투자 여부 결정…대안으로 라팔마섬 고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이 하와이와 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에 거대 반사망원경을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 환경영향평가를 할 계획이라고 AP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재단은 주경의 지름이 30m인 TMT(Thirty Meter Telescope) 사업에 정부 예산을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사업은 캘리포니아공과대와 캘리포니아대, 캐나다·중국·인도·일본의 정부 지원 연구기관이 컨소시엄으로 추진하고 있다.
컨소시엄은 하와이에서 고도가 가장 높은 산으로 밤하늘을 관측하기 가장 좋은 장소 중 하나인 마우나케아에 망원경을 설치하려고 10년 이상 노력했다.
그러나 산 정상을 성스러운 장소로 여기는 원주민이 강력히 반대했고 2015년과 2019년에는 시위대가 건설사를 물리적으로 저지하기도 했다.
컨소시엄은 하와이가 결국 좌초될 때를 대비해 아프리카 서해안에 있는 스페인령 라팔마섬을 대안 부지로 선정했다.
재단은 다음 달 하와이섬에서 네 차례의 공청회를 열어 망원경 건설에 대해 주민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또 망원경 건설이 지역 환경에 미칠 영향을 평가할 방침이라고 이날 연방관보를 통해 공지했다.
재단은 주민 의견과 환경영향평가, 기술적인 부분 등을 고려하기 전에는 망원경 투자 여부를 결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망원경 건설에는 약 26억5천만달러(3조5천억원)가 필요하며 컨소시엄은 이 가운데 30%인 8억 달러를 미국 정부에서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컨소시엄이 2010년 하와이주 법에 따라 이미 환경영향평가를 했지만, 사업에 연방정부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라 NSF 차원에서 다시 해야 한다고 AP 통신은 설명했다.
망원경에 반대하는 하와이 내 단체들은 이번에도 완강하다.
단체들의 대변인인 케아로하 피스시오타는 AP통신에 "왜 그들은 '싫다'는 우리의 답변을 받아들이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TMT는 현재 국제사회가 추진하는 차세대 극대망원경(Extremely Large Telescope) 2대 중 하나로 북반부의 하늘을 관측하게 된다.
남반부에서는 유럽 16개국과 칠레, 호주가 협력해 칠레에 주경의 지름이 39m인 유럽 극대망원경(E-ELT)을 설치하고 있다.

blueke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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