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폭염 Q&A] 여름에 서늘하다는 영국도 '40도'

입력 2022-07-20 17:03   수정 2022-07-20 17:05

[유럽폭염 Q&A] 여름에 서늘하다는 영국도 '40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올여름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곳곳에서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기록적인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서늘한 여름 날씨로 유명한 영국은 19일(현지시간) 일부 지역에서 섭씨 40도가 넘으면서 공식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3년 유럽 폭염으로 7만명 넘게 사망했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미국 매체 폴리티코는 18일 폭염이 왜 특히 유럽에서 심각한 문제인지 해설하는 기사를 실었다.

-- 40도는 다른 나라에서도 보이는데 유럽이 유독 '비상'인가
▲ 폭염에 익숙하지 않은 상당수 유럽 국가에서는 건물이 고온 환경을 견디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이는 특히 대부분 집이 열을 가두는 방식으로 지어진 북부 유럽에서 심각한 문제다. 추위 대비에 특화된 설계 때문에 무더운 날에는 실내 온도가 치솟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중 극히 일부만이 에어컨을 갖추고 있다. 영국 가정에는 에어컨이 설치된 비중이 5%가 채 안된다. 고온 대비용 설계가 미약한 도시에서는 대체로 그늘이나 녹지공간, 취약계층 응급조치 등 폭염에 대응할 적절한 환경이나 인프라도 갖추지 못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연구에 따르면 향후 몇 년간 유럽 기온이 올라가는 속도는 전 세계 평균 기온 변화를 넘어서고, 폭염의 발생 빈도와 정도도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 극심한 폭염은 왜 치명적인가
▲ 폭염으로 인한 제일 즉각적인 위험은 일사병과 열사병이다. 심한 경우 목숨까지 위협할 수 있는데 특히 노인이나 환자, 고온 환경에서 일하거나 운동하는 사람이 취약하다. 온도가 올라가면 우리 몸은 체온을 낮추고자 땀을 배출한다. 그러나 주변 온도가 신체 온도 37.5도를 넘어설 정도로 높으면 체온조절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또 체내 수분이 빠져나감과 동시에 온도 상승으로 혈관이 팽창하면서 혈압 유지 기능도 떨어질 수 있다. 몸이 적정체온을 유지하지 못하면 열사병이 발생하고 신속한 응급치료가 없으면 뇌와 장기 손상까지 이어질 수 있다. 폭염으로 신체 세포와 장기 기능이 약해져 신체 상태나 기저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 높은 기온은 공기 순환이 줄어들어 대기오염이 심화하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천식 같은 호흡기 질환 환자는 더 고통받는다.

--영국에서 기온 40도가 처음인가
▲ 이전엔 생각할 수조차 없는 온도다.



-- 기후변화 탓인가
▲ 맞다. 화석연료 연소로 이산화탄소가 축적되면서 유럽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폭염 정도가 더 심해지고 빈번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영국 기상청의 니코스 크리스티디스 연구원은 "영국에서 기온이 40도 이상 오르는 현상을 볼 확률은 인간에 영향받지 않은 자연 상태보다 현재 기후에서 10배 더 높다"고 분석했다. 각국 정부가 배출량을 줄인다는 기존 약속을 이행한다 해도 향후 수십 년간 이런 열풍은 더 빈번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관측이다.

-- 정책담당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 프랑스에서는 시의회가 박물관 등 에어컨이 나오는 장소를 무료로 개방했고 수영장 운영시간을 연장했다. 지방당국은 또 취약계층 명단을 확보해 혼자 살고 위험에 처한 이들을 들여다보고 있다. 런던은 최근 무료 식수 제공처를 만들고 햇빛에 무방비로 노출된 거리 노숙자를 상대로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네덜란드 기상청의 샤우켜 필립 연구원은 각국이 즉각적인 조치를 넘어 폭염에 대응하는 장기적인 액션플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엔 도시에 나무를 더 심거나 열을 견디는 집을 짓거나 조기경보체계를 세우는 조치 등이 포함된다.
kit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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