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사위' 호건과의 대리전 승리…美 민주당도 '반색'

입력 2022-07-21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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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사위' 호건과의 대리전 승리…美 민주당도 '반색'
메릴랜드주지사 경선, 트럼프가 민 후보 승리…본선 경쟁력 떨어져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차기 대선 공화당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거론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간 대리전으로 관심을 끈 메릴랜드 주지사 후보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웃었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메릴랜드 주지사 공화당 후보 예비선거에서 트럼프가 지지를 선언한 댄 콕스 메릴랜드 주의원이 호건 주지사가 밀었던 켈리 슐츠 전 메릴랜드주 노동·상무장관을 꺾었다.
콕스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을 인증한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을 '반역자'라고 칭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책을 문제 삼아 호건 주지사 탄핵을 시도한 인사다.
호건은 콕스를 "큐어넌(극우 음모론 단체) 음모론자"라고 비판했었다.
콕스 후보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와 맞대결을 벌인다.
민주당 후보 경선은 투표 결과가 아직 안 나왔지만 베스트셀러 작가 웨스 무어가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무어는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의 지지를 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호건 주지사 간 2024년 대선 전초전으로까지 불린 이번 경선에서 트럼프가 이겼지만, 콕스 후보가 메릴랜드 주지사에 당선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미 언론은 보고 있다.
메릴랜드주 자체가 민주당 성향이 강한 '민주당 텃밭'이기 때문에 공화당에서 어떤 후보가 나와도 민주당 소속 후보가 주지사에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게다가 콕스 후보는 중도 성향인 현재 호건 주지사와 달리 보수 색채가 강해 민주당으로선 상대하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라는 게 언론의 분석이다.
실제로 이번 공화당 경선을 앞두고 민주당주지사협회는 100만 달러 이상을 들여 콕스의 보수적 성향을 강조하는 광고를 내보내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초당적 리더십으로 민주당 지지층에게까지 인기가 있는 호건 주지사가 미는 후보가 나설 경우 민주당도 바짝 긴장해야 하는 처지가 될 수 있어서다.
AP는 "트럼프의 승리는 공화당이 메릴랜드주 중간선거에서 이길 기회에 타격이 될 수 있다"며 "민주당은 콕스의 승리에 내심 들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호건 주지사는 공화당 메릴랜드주지사 후보가 된 콕스에 대해 지지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마이클 리치 대변인을 통해 이런 입장을 내놨다.
호건 주지사는 또 트위터에서 트럼프를 겨냥해 "그는 이기적이게도 민주당과 한통속이 돼 우리의 메릴랜드 주지사 자리를 잃게 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한 인사가 공화당 후보가 됨에 따라 메릴랜드 주지사 자리가 사실상 민주당으로 넘어갔다는 주장이다.
호건 주지사는 "트럼프는 자신의 자존심을 위해 싸우고 있지만 우린 이기기 위해 싸우고 있고 그 싸움은 계속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선 경선 격돌 가능성을 염두에 둔 언급으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예비선거 전날인 지난 18일 "내일은 메릴랜드주에서 중요한 날이다. 콕스에게 투표하라"며 "또 다른 '리노'를 앉히려는 리노 호건을 제거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었다.
리노는 허울뿐인 공화당원이란 뜻으로, 트럼프가 자신을 비판하는 공화당원들에게 즐겨 쓰는 표현이다.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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