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질병코드 도입 검토 용역보고서, 3편 중 2편 비판적"
"중국 판호 문제 WTO 제소 검토해야"
"메타버스 거품 꺼지고 있어… 실생활 필요한 부분 찾아내야"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21일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가 게임의 미래'라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위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토즈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P2E 게임의 전망에 대해 "글로벌 시장과 국내에서 P2E 게임이 몰락기에 접어들고 있다"며 이런 의견을 밝혔다.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인 위 회장은 "P2E는 글로벌 코인 시장에 연동돼 있는데 테라·루나 사태 이후 기대감이 폭락했다"며 하락기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업체들도 P2E 게임을 다수 출시하고 있지만, 위메이드[112040]의 '미르4 글로벌' 이후 성공한 게임이 없다고 지적했다.
위 회장은 P2E와 관련해 게임업계가 '정부 규제를 풀어달라'고 접근하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라며 "한국과 비슷하게 게임의 사행성 이슈가 문제가 된 베트남에서도 P2E 규제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 학회장은 게임업체들이 P2E 대신 대체불가토큰(NFT)을 우선 도입하고 점차 유저간 거래 등을 확대하는 '단계적 접근'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의 게임 질병코드 도입 움직임에 대한 분석도 내놨다.
위 회장은 '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 국내도입 문제 관련 민·관 협의체'가 2020년 연구용역을 맡긴 보고서 세 편이 최근 완료됐다며 그중 두 편이 도입에 비판적인 입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위 회장은 "과학적 근거 분석 보고서에서 질병코드 도입이 문제가 있다고 했고 파급효과 보고서에서도 심각하다고 나왔다"며 "보고서에 기반한 합리적 판단을 기대하고, 아니라면 거기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위 회장은 "보건복지부에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문제 제기를 이어갈 것 같다"며 문화체육관광부의 명확한 반대 입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한국 게임에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를 잘 내주지 않는 관련해서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 회장은 "판호는 불공정무역이기 때문에 미국이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며 "중국의 저작권 침해에 대해 공세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근 주목받는 메타버스와 관련해 위 회장은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 못 해 거품이 꺼지고 하락세"라며 부정적 전망을 밝혔다.
정부에서 메타버스와 관련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성공한 메타버스 사례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위 회장은 "지자체에서까지 나서는데 아무 성과가 없을 걸 알면서도 투자하는 걸 보면 허탈하다"며 "메타버스가 실생활에 필요한 부분을 빨리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騰迅·텅쉰)를 최근 이사사로 가입시킨 일에 대해서는 "지극히 잘못한 결정"이라며 협회 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위 학회장은 "중국이 텐센트를 강하게 규제하는 상황에서 (한국게임산업협회가 텐센트를 이사사로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한국에 긍정적 영향을) 기대할 만한 게 없다"며 "산업계와 정부의 긴밀한 논의가 (게임산업협회를 거쳐) 텐센트를 통해 중국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경계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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