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난 지속시 렌터카 빌려 영업하는 '타다'식 운행 활성화도 모색
(세종=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정부가 심야시간대 택시난을 해소하기 위해 개인택시 3부제 전면 해제와 강제배차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조치에도 심야 택시난이 개선되지 않으면 과거 '타다 베이직'처럼 렌터카를 빌려 영업하는 형태의 '타입1' 택시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모색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8일 대통령 업무보고 당시 추진 과제로 보고한 심야 택시 탄력요금제 도입과 함께 이 같은 택시 공급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국토부는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심야 택시난을 해소하기 위해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플랫폼 택시에 탄력요금제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요금은 25∼100% 올려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국토부는 이에 더해 현재 충분한 택시 공급을 위해 개인택시 3부제(2일 근무·1일 휴무)를 전면 해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 4월 20일부터 개인택시 부제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일시적으로 해제하는 등의 대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여전히 저녁∼새벽 시간대 택시 잡기가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자 부제 전면 해제까지도 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심야시간대에 제한적으로 부제를 해제했지만, 기사들의 생활 리듬이 깨지는 문제 등으로 심야 택시 운행이 크게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부제를 전면 해제하면 더 많은 기사가 심야 운행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심야 택시난의 주범으로 꼽히는 '단거리 승객 거부'를 원천 봉쇄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한다.
탄력요금제를 도입하는 대신 택시 기사가 승객의 목적지를 알 수 없도록 가리고 '강제 배차'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지금도 카카오T블루나 마카롱택시 같은 '타입2'(가맹사업) 플랫폼 택시는 기사가 승객의 목적지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강제 배차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다만 타입2 택시는 전국에 약 4만7천대, 서울에 약 2만대 수준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약 25만대의 법인·개인택시는 카카오T 등 플랫폼 업체가 단순중개로 승객과 기사를 연결해주는 '타입3'(단순중개) 형태다.
국토부는 타입3 택시에도 심야 탄력요금제를 적용해 요금을 올려주면서 타입2 택시처럼 강제 배차를 시행할 경우 단거리 운행 거부 등 택시의 '손님 골라 태우기' 행태를 근절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는 두 가지 대책을 통해서도 택시 승차난이 해결되지 않는 경우 타입1 택시의 운행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타입1은 렌터카를 빌려 운행하는 형태로, 택시 면허가 없어도 운송사업을 할 수 있어 다수의 업체가 관련 사업을 고려하고 있지만 매출의 5%를 사회적 기여금으로 내야하고 총량 규제(현재 420대)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택시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타입1의 허가 조건인 사회적 기여금을 낮춰주거나 총량 규제를 풀어주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그러나 운송업계 등에서는 국토부가 검토하는 세 가지 대책 모두 기존 택시업계를 설득해야 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도 이뤄야 해 쉽지 않은 과제라는 말이 나온다.
당장 택시업계는 탄력요금제에는 찬성하고 있지만, 강제 배차와 타입1 택시 활성화에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 등 지자체와 부제 해제 등을 협의하고 있고, 택시업계와도 심야 택시난 해소를 위한 부제 해제와 강제 배차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플랫폼 업계와 택시업계의 입장이 다르고 택시 안에서도 법인택시와 개인택시의 입장이 다르지만 국민 입장에서 설득하고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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