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즐랜드주에서만 3만4천명 실업 발생 우려
축산업자들, 인니와 국경 폐쇄 요구…총리 "무역에 영향" 주저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에서 구제역이 발병하면 10년 동안 약 800억 호주달러(약 72조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고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이 25일 보도했다.
세계 최대 육류 수출국 중 하나인 호주는 이웃 나라인 인도네시아에서 구제역이 확산하면서 구제역 바이러스가 호주로 상륙할까 바짝 긴장한 상황이다.
보도에 따르면 호주 농무부는 2013년 구제역이 호주를 강타할 경우 예상되는 피해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했으며 당시에는 10년 동안 500만 호주달러(약 45조원)의 피해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해 호주 뉴잉글랜드 대학 수잔 헤스터 교수는 당시 연구 모델을 근간으로 물가 상승률을 적용한 결과 현시점에서는 축산업에 분야에서 10년간 800만 호주달러의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이는 주로 무역 손실로 인한 비용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구제역은 소·돼지·염소·사슴 등 우제류의 입과 발굽 주변에 물집이 생기는 높은 치사율의 전염병이다.
구제역은 가축끼리 바이러스를 옮기지만 바람에 날려 전염되거나 사람의 신발이나 옷, 심지어 도축한 육류품에 의해서도 옮길 수 있다. 다만 사람이 구제역에 걸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호주 퀸즐랜드주에서만 3만4천명의 실업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현재 호주에는 2천350만마리의 소가 사육되고 있으며 이중 퀸즐랜드주가 1천50만마리로 가장 많다.
호주 퀸즐랜드주는 구제역 발생 시 지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 보고서에서 호주에 구제역이 발병하면 당장 쇠고기 수출이 중단되고 소, 양, 염소, 돼지가 대량 도살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특히 축산업이 주 산업인 퀸즐랜드주 서부에서는 지역 전체 일자리의 약 30%인 3만3천726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국내총생산(GDP)의 37.3%가 감소할 만큼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액으로는 당장 11억 호주달러(약 1조원)어치 피해가 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더 큰 문제는 이를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구제역이 발병한 지역에서는 마지막으로 발병이 발견된 뒤 최대 1년간 추가로 구제역이 나오지 않아야 구제역에서 벗어나 수출을 재개할 수 있다.
당장 수출이 재개된다고 해도 청정육이라 자부하던 호주산 육류 제품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이를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호주는 지난 130년간 구제역이 발병하지 않은 나라였다.
호주 정부도 구제역을 막기 위해 공항에 소독 매트를 까는 등 대응하고 있지만, 축산업자들은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호주 정부에 인도네시아발 항공 운항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전날 호주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리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구제역이 호주에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면서도 인도네시아와의 국경을 폐쇄하는 것에 대해서는 "무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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