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도 좋아한 고래…우리 바다엔 어떤 종류가 사나

입력 2022-07-26 08:00  

'우영우'도 좋아한 고래…우리 바다엔 어떤 종류가 사나
국내 연안엔 밍크고래·남방큰돌고래 등 주요 5종 서식
고래가 수면위로 뛰는 이유는 아직 안 밝혀져

(서울=연합뉴스) 문다영 기자 = 요즘 인기몰이 중인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는 다양한 종류의 고래가 등장한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주인공은 고래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사람들과 소통한다.
주로 바다에 사는 고래는 물고기처럼 유선형의 몸체를 가진 수중생물이면서도 폐호흡을 하는 포유동물이다. 전 세계적으로 90여 종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우리 바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국내 바다에 서식하는 고래에 대해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와 박세창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에 있는 이성빈 수의사(수생생물의학실 박사과정)의 설명을 종합해 정리했다.



◇ 우리 바다에서 자주 보이는 고래는 5종류
지금까지 국내 연안에서 발견됐다고 기록된 고래의 종류는 약 35종에 이른다. 국내 고래 연구자들은 그중에서도 자주 발견되는 밍크고래, 참돌고래, 상괭이, 낫돌고래, 남방큰돌고래를 주요 5종으로 분류해 연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토종 돌고래인 상괭이는 웃는 듯한 얼굴로 잘 알려진 고래다. 상괭이는 수심이 얕은 서해와 남해에서 보이며 등지느러미가 없다.
상괭이는 갓 태어날 때는 검은색이었다가 성장하면서 흑갈색이 되고 최종적으로는 회백색이 된다.
성장하면서 색이 계속 변하기 때문에 서해에서는 다양한 색의 상괭이 개체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상괭이는 배를 보면 피하는 경향이 있어 바다에서 쉽게 보기 어렵다.
동해와 서해, 남해에서 모두 관찰되는 고래는 밍크고래다. 밍크고래는 주요 5종 중 유일한 수염고래로 전 세계 모든 온대 및 한대 수역에 분포한다.
수염고래는 이빨이 없으며 바닷물을 흡입한 뒤 위턱에 달린 수염으로 크릴과 같은 작은 먹이를 걸러 먹는 고래 종류다.
드라마에서 언급된 '울산 앞바다에서 먹이를 먹고 일본 서해안에서 잠을 잔다'는 종은 밍크고래를 지칭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성빈 수의사는 "수염을 가지고 있는 대형고래 종들이 보통 이주성 고래로, 먼 거리를 이동하며 새끼를 낳고 먹이를 먹는다"며 "정확하게 어떤 종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드라마에선) 밍크고래 등 대형고래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참돌고래도 전 세계적으로 발견되는 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동해에서 보이며 떼를 지어 헤엄친다. 바다 표층이나 중층의 물고기 떼나 오징어를 잡아먹고, 봄이나 가을에 새끼를 낳는다.
동해에서 관찰되는 또 다른 고래는 낫돌고래다. 등지느러미가 낫의 날처럼 생겨 붙여진 이름인 낫돌고래는 북태평양 아한대~온대 바다의 깊은 수심에서 주로 산다.
6~8월에 연안에서 새끼를 낳아 기르고 수백~수천 마리가 무리를 이뤄서 행동한다.
낫돌고래는 빠르게 헤엄치는 편으로, 바다 위로 뛰거나 파도를 타는 등 다양한 행동을 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불법 포획으로 수족관 생활을 하다 제주 바다로 돌아간 '제돌이'를 통해 널리 알려진 남방큰돌고래는 연중 제주도 연안에서 120여 마리가 정착해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유선형의 체형, 중간 길이의 부리, 크고 약간 휜 등지느러미가 있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돌고래의 대표적인 외형과 부합한다.
수심이 얕은 연안에서 무리 지어 서식하는 특성으로 해안가에서도 일반인이 발견할 수 있다. 동시에 어구에 혼획되기 쉬워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종이다.


◇ 바다에서 자유롭게 뛰는 고래…연구자 "많은 관심 필요"
드라마 속에서 우영우 변호사는 기발한 생각을 할 때마다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고래를 떠올린다. 고래가 뛰는 행동은 '브리칭'(breaching)이라고 한다.
브리칭을 하는 이유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브리칭이 다른 고래들과 소통하는 수단이거나 몸에 붙어있는 기생충을 떼어내는 행위라고 추측한다. 돌고래는 놀이 수단으로 브리칭을 한다고도 한다.
브리칭 행동도 종마다 다르며, 상괭이는 브리칭을 잘 하지 않는 종으로 유명하다.
또, 우영우 변호사는 '고래에게 수족관은 감옥'이라며 언젠가 제주 바다에 나가 남방큰돌고래를 보고 싶다는 말을 한다.
넓은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치며 사는 고래는 사회성이 발달한 똑똑한 동물로 수족관에 있기 적절하지 않다.
성격이 안 맞는 고래와 한 수조에 있으면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다른 고래와 소통하기 위해 초음파를 내보냈다가 초음파가 수조 벽에 반사되면서 소음 공해에 시달린다.
배를 타고 나가 바다에서 헤엄치는 고래를 직접 보는 관람 방법이 있긴 하지만, 배가 소음을 유발하는 데다가 고래와 충돌할 위험이 있어 적정 거리를 지켜야 한다.



드라마에서는 고래잡이(포경) 방식에 대한 묘사도 나온다. 새끼 고래를 먼저 잡은 뒤, 새끼 근처를 떠나지 못하는 어미 고래에게 작살을 던진다는 설명이다.
고래는 죽은 새끼를 등에 업고 다닐 정도로 모성애가 강한 동물로, 과거 실제 포경을 할 때 이런 특성을 이용해 연안에서 고래를 잡았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국제포경협회(IWC) 가입국으로 고래류의 보호를 위해 상업적 포경을 완전히 금지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여전히 작살로 고래를 불법 포획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 밖에도 그물에 의한 혼획, 낚싯바늘 등 이물 섭취, 무분별한 풍력단지 개발, 선박 충돌 등 고래의 삶에 위협이 되는 요소는 매우 다양하다.
이성빈 수의사는 고래의 삶을 지켜주는 방법은 "고래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분이 관심을 주시면 고래를 보호하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수월해질 것이고, 저희가 고래 연구 활동을 하는 데에도 큰 힘이 될 수 있다"며 "고래뿐만 아니라 상어, 바다거북 등 다양한 해양 동물에게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zer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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