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조사 기준 평균 6억7천788만원…수도권도 3년1개월 만에 떨어져
월세 전환·재계약 증가에 신규 수요 감소…전월세 전환율은 상승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서울 지역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이 3년 3개월 만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물건은 늘어나는데 재계약 증가, 금리 인상 등으로 신규로 전세를 찾는 수요는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면 월세 선호 현상은 커지면서 이달 전월세 전환율은 지난달 보다 올라 1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6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통계에 따르면 이달 서울 지역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6억7천788만원으로 지난달(6억7천792만원)보다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의 월평균 전셋값이 떨어진 것은 2019년 4월(4억6천210만원) 이후 39개월 만에 처음이다.
전셋값 하락은 최근 전세 물건은 늘고 있는데 금리 인상,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등의 영향으로 재계약이 늘면서 신규로 전세를 얻으려는 수요는 줄어든 영향이 크다.
부동산빅데이터 업체 아실의 조사를 보면 서울 아파트의 전월세 물건은 전날 기준 총 4만9천819건으로 한달 전(4만4천625건)에 비해 11.6% 증가했다.
최근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월세 이자율보다 시중은행 금리가 더 높은 역전현상으로 인해 전세 대신 월세를 낀 반전세 수요가 늘어난 것도 전셋값 하락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KB국민은행의 조사 결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달 들어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 전환한 뒤 지난주까지 2주 연속 하락했다.
강북 14개 구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5억6천66만원에서 이달 5억6천59만원으로 하락했고, 강남 11개 구는 7억8천820만원에서 7억8천809만원으로 떨어졌다.
또 경기도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월 3억9천206만원에서 7월 3억9천161만원으로, 인천의 아파트는 2억1천570만원에서 2억1천481만원으로 각각 하락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전셋값도 이달 평균 4억6천846만원으로 2019년 6월(3억1천408만원) 이후 3년1개월 만에 하락 전환됐다.
반면 금리 인상 여파로 월세 수요는 늘면서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3.20%로 지난달(3.19%)보다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 6월(3.22%) 이후 1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했을 때 적용하는 연 환산이율을 말한다.
경기도의 전월세 전환율도 6월 3.97%에서 이달 4.00%로 오르며 4%대에 진입했고, 인천은 4.53%에서 4.56%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수도권 전체도 6월 3.80%에서 3.82%로 전환율이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전세시장의 분위기로 볼 때 일단 '8월 대란설'이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당초 부동산 시장에서는 2020년 7월 말 임대차2법 도입 이후 계약갱신권을 소진한 신규 전세 매물이 8월부터 쏟아지면서 전셋값이 불안해질 것이라는 '8월 대란설'이 제기됐다.
그러나 갱신권을 사용한 전월세 물건의 임대료 인상을 5% 이내로 제한하면 집주인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2년 거주)을 완화해주는 '상생임대인' 제도 시행 등의 영향으로 아직까지 집주인이 4년 치 전세를 한꺼번에 올리려는 분위기는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다만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차 2법이 통과된 2020년 7월 4억9천922만원이던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2년 새 1억8천만원 가까이 오름에 따라 새로 전세를 얻어야 하는 세입자들의 부담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가을 이사철을 지켜봐야겠지만 다음달 서울과 경기도의 입주 물량도 증가하는 등 전세시장의 큰 불안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으로 전세의 월세 전환이 지속되면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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