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에서 난징 대학살의 주범인 다니 히사오의 이름이 상표로 등록됐다고 펑파이신문 등 현지 언론이 2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작년 4월 윈난성의 양모 씨가 대행업체를 통해 다니 히사오의 중국 간체자 표기를 상표로 출원해 지난 1월 허가받았다.
상표 등록지는 윈난성 원산이었으며, 상표 등록 목적은 커피, 라면, 케이크 등 간식용 먹거리 판매라고 명시했다.
상표 등록 대행업체 관계자는 "등록 절차를 돕기만 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며 "다니 히사오가 난징 대학살 주범인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상표 등록을 취소했다"고 덧붙였다.
다니 히사오는 30만명이 희생된 것으로 중국 정부가 추정하는 난징 대학살의 주범 가운데 한 명이다.
중일전쟁 당시인 1937년 12월~1938년 1월 국민당 정부 수도였던 난징을 점령한 일본군이 현지 주민들을 무차별 살해한 난징 학살 당시 일본 6사단장으로 참여한 전범이다. 2차대전에서 일본이 패한 뒤 중국으로 송환돼 1947년 국제전범재판소에서 사형 선고받아 처형됐다.
앞서 난징의 쉬안짱 사찰에서 다니 히사오 등 난징 학살 주범 4명의 위패가 봉안됐던 사실이 드러나 중국인들의 공분을 샀다.
현지 언론은 매년 여름 중국 전역에서 그 의미조차 제대로 모른 채 일본 전통축제를 모방한 '샤리지(夏日祭)가 열린다며 올해 7∼8월에도 전국 20개 도시에서 개최된다고 소개했다.
이어 일본군 전범 위패 봉안, 상표 등록, 무분별한 일본축제 개최 등은 역사에 대해 무지몽매하거나 이익에만 눈이 멀어 벌어지는 행태라며 민족 감정을 해치고 중국인의 존엄을 해치는 것이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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