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국정과제 이행계획 간담회
참석자들 "공매도 제약시 매수 수요 떠나" vs "완전경쟁시장 아냐"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오주현 기자 = 정부가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확대를 포함한 공매도 제도 합리화 방안을 올해 3분기 중 내놓기로 했다.
김 부위원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자본시장 민간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자본시장 분야 국정과제 이행계획을 논의했다.
이날 공개된 간담회 논의안건에 따르면 금융위는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의 공매도를 일시 정지시키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확대를 검토한다.
현재도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는 주가 하락 폭이 5% 이상, 공매도 금액 6배 이상 등 요건을 충족하면 다음 날 공매도가 금지된다.
금융위는 필요하면 이 요건을 완화해 공매도 제도가 합리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또 개인이 공매도를 위해 주식을 빌릴 때 적용되는 담보 비율을 현행 140%에서 기관·외국인(105%)과 형평에 맞게 합리적으로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장기·대량 공매도 거래 등에 대해서는 테마 조사를 정례화하고, 조사 결과를 주기적으로 발표해 불법 공매도 발생을 조기에 차단하기로 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공매도 제도와 관련해 제도의 순기능을 강조하면서도 부작용에 대해선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 참석자는 "투자자들은 단순히 주가 하락 기대보다는 '롱숏' 등 풍성한 전략 활용을 위해 공매도를 사용한다"며 "이를 제약할 경우 시장 변동성을 줄여줄 수 있는 전략 구사가 제한돼 잠재적 매수(Long) 수요가 한국을 떠나게 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외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리스크는 공매도 제도의 불확실성에 기인한다"면서 "공매도 제한 혹은 재개 시점을 명확한 기준으로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반면 다른 참석자는 "다수의 개인은 주로 매수를, 소수의 외국인·기관은 주로 매도를 하는데 이는 완전경쟁시장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공매도 제도의 순기능 및 부작용과 관련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논의를 통해 제도와 현실 간 괴리를 좁히고 제도에 대한 신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매도 관련한 부정적 인식은 무차입 공매도 보다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법 공매도에 기인하는 측면이 있다며 금융당국이 이를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대책은 개인 투자자의 오해를 불식시켜줄 좋은 기회로 보인다는 의견도 있었다.
참석자들은 공매도 제도 합리화 방안 외에도 이날 ▲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시 일반주주 보호 ▲ 내부자 거래에 대한 시장규율 강화 ▲ 주식 상장폐지 요건 정비 및 단계 세분화 ▲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대응 강화 ▲ 회계 투명성 제고 ▲ 혁신·벤처기업 성장의 마중물 제공 ▲ 증권형토큰 등 디지털증권 투자 규율 등 모두 8개 자본시장 분야 국정과제 이행계획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새 정부 자본시장 국정과제는 일반주주 보호 강화 등을 통해 자본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혁신·성장기업에 대한 모험자본이 더욱 많이 그리고 원활하게 흘러 들어가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는 국정과제를 최대한 신속히 이행하는 한편 국정과제 외에도 자본시장을 선진화시키고 우리 경제의 혁신성장을 뒷받침하는 자본시장 선진화 로드맵을 수립·추진하겠다"고 강조헀다.
그는 "이를 위해 오는 9월부터 2∼3주 간격으로 금융투자업계, 학계 전문가분들과 세미나를 개최해 우리 자본시장 상황을 면밀히 진단하고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안동현 서울대 교수(전 자본시장연구원장), 안희준 성균관대 교수, 정인석 다이와증권 본부장 등 학계, 금융투자업계, 연구기관 전문가 14명이 참석해 자본시장 분야 국정과제 추진방향 등을 논의했다.
김 부위원장은 간담회 이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날 한시적 공매도 금지를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한 의견을 묻자 "금융시장이 더 안 좋아지면 어느 정도 조치를 할 것으로 보이는데, 정확한 시기와 어떤 조치를 할지는 계속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전날 이재명 의원은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한시적 공매도 금지는 즉각 시행해야 효과가 있는데, 아직 검토만 하는 것도 매우 아쉽다"고 언급했다.
김 부위원장은 증안펀드(증시안정펀드) 투입에 대해서는 "지금 (시장 상황) 정도에서는 아직 사용을 안 하고 있지만, 시장 상황이 향후 아주 안 좋아진다면 당연히 사용할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증안펀드는 증시 안정화를 위해 증권사·은행 등 금융회사와 유관기관들이 공동으로 마련한 기금이다. 증안펀드는 2020년 3월 코로나19에 따라 증시가 폭락하자 금융당국이 10조원 넘게 조성했으나, 증시가 반등세로 전환되면서 사용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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