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러시아가 독일에 제공하는 천연가스량을 기존의 20%로 줄인다고 통보한 가운데, 크렘린궁이 26일(현지시간) 친러시아 성향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와의 회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슈뢰더 전 총리가 러시아에 왔다는 보도를 접했냐는 질문에 "우리가 아는 한 그는 모스크바에 있다"며 "아직 만남은 없었지만, (앞으로)접촉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독일 RTL 방송은 25일 슈뢰더 전 총리가 모스크바에 있다며 자사 웹사이트에 그의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날 것이냐는 RTL 질문에 "나는 여기에 휴가차 며칠 방문한 것이다. 모스크바는 아름다운 도시"라고 말하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뢰더 전 총리는 서방의 대표적인 '친 푸틴' 인사로 꼽히는 인물이다.
독일 사회민주당 당수와 총리(1998~2005년 재임)를 역임한 그는 2017년부터 러시아 최대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티' 이사회 의장을 맡아 5월 사퇴 의사 표명 전까지 연간 60만 달러(약 7억 5천만 원)에 달하는 보수를 챙겼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3주 전에는 가스프롬 이사로 지명되기도 했다.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연결하는 가스관인 '노르트 스트림-1'과 '노르트 스트림-2'를 기획해 양국 에너지 연결의 핵심 인물로 꼽히기도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 같은 러시아와의 유착 행보가 도마에 오르며그는 안팎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한편, 러시아 국영 천연가스회사인 가즈프롬은 25일 독일로 연결되는 노르트 스트림-1의 하루 가스운송량이 현재의 2분의 1 수준인 하루 3천300만㎥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천연가스 공급을 열흘 간 끊었다가 40%만 재개한 지 나흘 만에 다시 20%로 줄이는 것이어서 유럽의 반발을 사고 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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