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 성장하다 코로나·우크라 전쟁 등으로 '직격탄'
외환 보유고 감소·적자 확대 등 위기감 고조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일부 국가가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는 가운데 비교적 경제가 튼튼한 것으로 여겨졌던 방글라데시도 외화 부족 등으로 인해 국제통화기금(IMF)에 손을 벌리기로 했다.
27일(현지시간) 다카트리뷴 등 방글라데시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정부는 지난 24일 IMF에 45억달러(약 5조9천억원)규모의 차관 지원을 공식 요청했다.
방글라데시는 IMF가 지난 5월 1일자로 신설한 회복지속가능성기금(RST)을 통해 지원받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RST는 부도 상황의 나라에 투입되는 구제금융과는 성격이 다른 취약국 지원용 장기 기금으로 10월부터 지원이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RST는 20년 만기에 이자도 싸 경제난에 허덕이는 개발도상국에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이달 중순 "IMF는 RST를 통해 450억달러(약 59조원)의 양허성 자금을 경제적으로 취약한 국가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RST에는 국가마다 할당 금액이 있는데 방글라데시는 10억달러(약 1조3천억원)까지 빌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글라데시는 조만간 IMF와 할당 금액 상향, 지원 조건 등을 놓고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IMF 대표단은 오는 9월께 방글라데시를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다카트리뷴은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방글라데시도 IMF 차관을 받으려면 차입예약협정(마이너스 통장과 비슷한 개념)이나 확대금융기구(EFF) 등 IMF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 경제는 의류 산업을 앞세워 2016년 이후 연평균 7∼8%대의 고성장을 이어오다가 2019년 코로나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2020년 3.5%, 2021년 5.5%로 하락한 가운데 올해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물가 상승, 외환 보유고 감소, 자국 타카화 평가 절하 등 어려움이 깊어졌다.
작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수출은 34% 늘어난 반면 수입은 39% 증가했다.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통계에 따르면 같은 기간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172억달러(약 22조6천억원)로 1년 전 동기 28억달러(약 3조7천억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이로 인해 방글라데시의 이달 20일 기준 외환 보유고는 397억달러(약 52조1천억원)로 1년 전 455억달러(약 59조8천억원)보다 상당히 줄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방글라데시는 스리랑카와 파키스탄 등과 마찬가지로 해외 노동자의 송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이 금액 역시 6월 18억달러(약 2조4천억원)로 작년보다 5%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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