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으로 시장 내 지위 확보하는 대신 돈으로 이를 사려 해"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27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이 가상현실(VR) 업체를 인수하는 것을 막아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FTC는 이날 메타가 VR을 이용한 피트니스 애플리케이션(앱) '슈퍼내추럴'을 만든 위딘 언리미티드(이하 위딘)를 인수하는 것을 막아달라며 미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FTC는 메타의 지배 주주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트 저커버그도 피고로 지목했다.
FTC 경쟁국의 존 뉴먼 부국장은 메타가 VR 전용 피트니스 앱 시장에서 경쟁을 통하기보다는 돈을 주고 사서 정상에 오르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먼 부국장은 성명에서 "메타는 이미 베스트셀러 VR 피트니스 앱을 갖고 있으며 인기 있는 슈퍼내추럴 앱과 치열하게 경쟁할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며 "하지만 메타는 자기 능력으로 시장 내 지위를 확보하는 대신 이를 (돈으로) 사기로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뉴먼 부국장은 "이는 불법적인 인수이며 우리는 모든 적절한 구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FTC는 메타가 가상현실 전용 피트니스 앱 시장을 스스로 창조한다면 소비자의 선택과 혁신이 더 증진되겠지만 기존 앱을 그냥 인수하는 것은 그런 혁신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메타는 이를 반박했다. 메타 대변인은 "이번 사안은 증거가 아닌 관념과 추측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온라인과 연결형 피트니스만큼 많은 진입과 성장이 일어나는 역동적인 분야에서 이 인수가 반(反)경쟁적 결과로 귀결될 것이란 관념은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소송이 VR 영역을 혁신하려는 모든 이에게 싸늘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FTC는 이와 별개로 메타가 개인용 소셜미디어 시장을 불법적으로 독점하고 있다며 이미 소송을 제기해 진행 중이다. 메타가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같은 경쟁자들을 인수해 경쟁자들을 없애고 시장 지배력을 키웠다는 것이다.
CNBC는 이번 소송이 FTC의 새로운 수장인 리나 칸 위원장 체제에서 이뤄진 첫 주요 조치라고 지적했다.
칸 위원장은 지난해 6월 취임했지만 그동안 5인 체제인 FTC에서 민주당 소속 위원 1명이 공석으로 남아 있으면서 FTC는 주요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한 민주당 소속 위원이 인준을 통과하면서 칸 위원장은 진보적 의제들을 추진해나갈 수 있게 됐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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