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 시험 성적서에 폼알데하이드 포함"…'검수 소홀' 시인
새로운 굿즈로 교환 혹은 3만원 상당 카드 제공 방침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스타벅스 코리아는 28일 고객 증정품인 '서머 캐리백'에서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고 공식 확인했다.
스타벅스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지난 22일 국가전문 공인시험 기관에 의뢰해 시험한 결과 '개봉 전' 서머 캐리백 외피에서 평균 459mg/kg, 내피에서는 평균 244mg/kg의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며 "개봉 후 2개월이 지난 제품은 외피에서 평균 271mg/kg, 내피에서 평균 22mg/kg 정도의 수치가 각각 나왔다"고 시인했다.
폼알데하이드는 자극적인 냄새와 독성을 가진 물질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는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다.
스타벅스는 "서머 캐리백은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안전관리법상 '기타 제품류'로 분류되는 만큼 유해물질 안전요건 대상 제품에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폼알데하이드)와 관련한 기준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하지만 이로 인해 시험 결과 수치의 의미를 해석하는데 시일이 지체된 점에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스타벅스는 증정 행사를 시작하기 전 제품의 안전성 검사를 소홀히 했다는 일각의 의혹도 사실상 인정했다. 특히 행사 과정에서 폼알데히드 검출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제품 증정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벅스는 "제조사로부터 전달받은 시험 성적서 첨부 자료에 폼알데하이드가 포함되어 있었으나, 이취 원인에 집중하느라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이유로 이달 초 스타벅스 캐리백에서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된다는 주장이 제기됐을 때 공급사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이에 3곳의 시험 기관에 검사를 의뢰해 시험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는 "이후 시험 결과의 교차 확인을 위해 추가 샘플을 수집해 지난 7월 22일에 국가 공인 기관에 직접 검사를 의뢰했고, 앞서 언급된 검출 결과를 받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스타벅스는 "시험 결과 수치의 의미를 파악하고 교차 검증하는 과정에서 당사의 모습이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행사를 강행하는 것으로 비춰지며 더 큰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린 게 아닌지 다시 한번 자성의 계기로 삼겠다"고 재차 사과했다.
스타벅스는 서머 캐리백을 받은 고객에게 해당 제품을 새로운 굿즈로 교환해주기로 했다.
스타벅스는 "올해 여름 e프리퀀시 행사 기간 중 17개의 e-스티커를 적립해 서머 캐리백으로 교환한 고객에게 새롭게 제작한 굿즈를 동일한 수량으로 제공할 예정"이라며 "해당 고객이 이를 원치 않으면 3만원 상당의 스타벅스 리워드 카드를 기존에 수령한 서머 캐리백과 같은 수량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스타벅스 카드를 등록하지 않은 웹 회원에게는 스타벅스 e-기프트 카드 3만원권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스타벅스는 이와 별개로 서머 캐리백을 무료 음료쿠폰 3장과 교환해주는 기존의 조치를 내달 31일까지 병행할 계획이다.
스타벅스는 "전사적 차원에서 품질 관련 부분의 검증 절차를 강화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현재 품질관리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전문 인력을 채용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스타벅스 브랜드로 출시되는 모든 상품에 대해 국가 안전기준 유무와 상관없이 엄격한 자체 안전기준을 정립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23년 간 성장이라는 화려함 속에서 혹시 놓치고 있는 것은 없었는지 뒤돌아보고자 한다"며 "젊은 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할 준비를 할 시점에 이번 이슈로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지난 21일 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자신을 FITI 시험연구원 직원이라고 밝힌 이용자가 "(써머 캐리백에 대한) 시험을 했고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는 글을 올리면서 촉발됐다.
FITI시험연구원(옛 한국원사직물시험연구원)은 섬유 패션·소비재·산업·환경·바이오 분야 종합시험인증기관이다. 연구원 측은 당시 "익명 커뮤니티 게시물 내용은 우리 연구원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고 밝혔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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