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에 전차 '우회지원' 약속한 독일, 석달째 지지부진

입력 2022-07-29 11:33  

우크라에 전차 '우회지원' 약속한 독일, 석달째 지지부진
"우크라에 전차 보내는 나라에 獨전차 지원" 제안했지만 한대도 안보내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차 우회 지원을 유럽 동맹국들과 약속했으나 수개월간 미루면서 안팎에서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앞서 지난 4월 폴란드와 슬로베니아, 체코, 그리스, 슬로바키아 등 유럽 내 동맹들이 옛 소련식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면 해당 국가의 전력 공백을 막기 위해 자국산 전차로 채워주겠다고 공언했다.
일종의 우회 지원 방식이기에 반지 교환을 의미하는 독일 단어인 '링타우슈(Ringtausch)' 모델로 표현됐다.
이는 독일이 세계 최강의 전차 기술을 보유한 메리트를 활용해 인접국들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유도한다는 구상이었다.
지상전의 핵심 무기체계인 전차를 직접 지원하면 러시아를 자극해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전략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차 지원을 유도하겠다는 숄츠 총리의 계획은 석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동맹국의 전차 지원도 차질을 빚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짚었다.
실제로 체코 정도와만 논의에 진전이 있고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그리스 등과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들 국가는 독일의 신식 전차를 받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슬로베니아의 경우 독일이 1970년대 제조된 구형 마르더 보병전투차량을 지원하겠다고 하자 이를 거절하고 더 신식 모델인 복서(Boxer)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독일 정부는 이 모델은 자국 군대에도 충분히 배치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거절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독일로선 유럽 국가 중 러시아 가스에 가장 크게 의존하는 처지여서 러시아를 자극하는 행위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전차 지원 논의가 진척을 보지 못하게 되자 결과적으로 숄츠 총리가 탱크 지원에 주저하면서 '말뿐인 약속'을 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외교관계에까지 영향을 주는 양상이다.

이미 우크라이나에 전차 수백대를 지원해 전력 공백을 토로해온 폴란드는 노골적으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직접 지난 5월 공개석상에서 독일이 대체 전차 제공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점을 거론하며 "매우 실망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기독민주당(CDU) 대표는 "숄츠 총리의 주저 때문에 링타우슈 모델은 사문화됐다"며 "총리는 우리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인 폴란드조차 독일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정치권에서는 전차 직접 지원을 포함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오히려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자주포 100문 수출을 허용하는 등 중화기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미하엘 로트 독일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제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우크라이나로선 하루하루가 중요하기에 실용적인 해법이 신속히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그는 "초기에는 나도 링타우슈 계획을 지지했다"며 "당시에는 우크라이나에 훈련 없이도 무기를 신속히 운용하게 한다는 구상이었지만 현재까지 계획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sh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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