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중간요금제 출시 승인했지만 정부, 추가 요금제 요구
KT·LGU+, 내달 중간요금제 출시 앞두고 고민 깊어질 듯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오규진 기자 = 정부가 29일 SK텔레콤[017670]이 신고한 5세대 이동통신(5G) 중간요금제를 승인하면서 통신사들 간 요금 경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다만 이번에 출시된 요금제에 이용자들의 반응이 냉담하고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도 추가적인 중간요금제 출시를 독려하고 나서 통신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정부는 우선 이번에 출시한 중간요금제로 월평균 11~24GB를 쓰는 소비자와 8GB 이하를 쓰는 소비자가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월평균 11~24GB를 쓰는 경우 현재 6만9천원 요금제밖에 선택할 수밖에 없는데 24GB로 이동하면 5만9천원으로 1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8GB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6천원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는 월평균 사용량이 23~27GB 정도인데 24GB를 대상으로 하면 평균 사용량을 쓰는 사람은 고가요금제를 택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해 왔다.
정부도 추가적인 중간요금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24GB가 소비자를 다 만족시킬 것이란 생각은 안 든다"며 "추가로 50~100GB도 필요하다고 생각해 앞으로도 지속 협의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8월 중 중간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인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양사는 아직 요금제 데이터 제공량과 금액대에 대해서는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출시 시점은 8월 중이나 아직 요금제와 관련해서는 결정을 내린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LGU+ 관계자도 "구체적으로 방향이 정해진 것은 없다"며 "상황이나 고객 요구, 정부 논의 사항을 종합 검토해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통상적으로 요금제 출시 과정에서 경쟁 사업자들이 경쟁적으로 요금을 출시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새 형태의 중간요금제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홍 실장은 "나머지 두 사업자는 유보신고가 아니어서 어떻게 나올지는 예상하기 어렵다"면서도 "다양하게 접근하는 것을 강요할 수는 없지만 요청하고 싶다"고 말했다.
KT와 LGU+가 24GB 이상의 공격적인 중간요금제를 내놓는다면 SKT 입장에서도 중간요금제를 추가 도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정부와 SKT가 처음으로 5G 중간요금제를 발표했지만, 이용자들 반응은 시큰둥하다.
5G 커버리지 논란이 계속되며 품질에 불만이 있는 가운데 10GB와 100GB 사이 중간요금제로 24GB를 제공하는 게 맞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 네티즌은 "중간이면 50GB에서 신설해야지 왜 24GB를 신설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공시지원과 선택약정이 큰 고가 요금제는 존속시키면서 찔끔찔끔 깎아주는 요금제 변동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용자들은 대신 통신사들이 소위 '출혈' 경쟁을 하며 요금제 선택지가 넓어지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10GB와 100GB 요금제를 가졌던 SKT와 달리 KT는 10GB와 110GB 요금제, LGU+는 12GB와 150GB를 기준으로 하는 요금제를 갖고 있어 차이가 더 큰 만큼 다양한 중간값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새로운 요금제를 선택하기 위해 통신사를 변경하는 경우 약정에 따라 위약금이 발생할 수 있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에 따라 차별적 지원금을 제공할 수 없는 만큼 위약금 변제 등 유인책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기존 가입 통신사의 중간요금제로 이동할 경우에도 공시 지원금이 다르다면 차액을 지불해야 할 수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예전 사례를 보면 KT나 LGU+가 더 경쟁력 있는 요금제를 출시하고 이에 자극받은 SKT가 추가로 요금제를 내놓곤 했다"며 "통신사들이 서로 눈치 보기 하며 '넥스트 스텝'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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