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도미사일 방어체계·미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등 억제태세 강화키로
EDSCG 이어 TTX도 연내 개최…"미국 확장억제 공약 실행력 제고"
이종섭 "北핵실험, 김정은 결단에 따라…코로나 장마 등 내부문제도 영향"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강병철 특파원 = 한미 국방장관은 29일(현지시간) 후반기 연합연습을 통합·확대하고 가까운 시일 내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개최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이 이날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가진 회담에서 연합방위태세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제반 현안을 조율해 가기로 했다면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두 장관은 북한의 도발적인 행위에 결연히 공동 대응하면서 올해 후반기 연합연습을 정부연습인 을지연습과 통합·확대하고,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와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지역 전개를 포함한 동맹의 억제태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동맹의 억제력 향상과 한미 간 전략적 소통 강화를 위해 가까운 시일 내 EDSCG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종섭 장관은 회담 후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진행한 간담회에서 "EDSCG 개최 시점은 거의 일치를 봤다"고 말했다. 이어 EDSCG 재개의 의미를 묻는 말에 "미국이 본토를 공격당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북한의 위협에 대해 한국을 지켜줄 것인지 확실한 의지가 있다면 그것을 뒷받침하는 뭔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EDSCG"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군 당국자는 9월 중 이 협의체가 열린다고 설명했다.
EDSCG는 한미 외교·국방당국 차관이 '2+2' 형태로 만나 확장억제의 원활한 운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016년 12월 출범한 협의체다. 하지만 2018년 1월 2차 회의를 끝으로 중단됐다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한미 정상이 지난 5월 한국에서 가진 정상회담 때 이를 재가동하기로 합의했다.
한미 양국은 또 EDSCG 개최 이후에 연내에 한미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TTX)도 개최키로 했다.
TTX는 북한의 핵 위협 단계, 핵 사용 임박 단계, 핵 사용 단계 등을 가정해서 각각의 상황에 대한 한미간 군사적 대응 방안을 강구하기 위한 훈련이다.
이 장관은 "EDSCG는 정책적 차원서 북한에 주는 메시지가 강하고 TTX는 군사적 차원서 대비하는 것"이라면서 "이런 과정을 통해서 미국의 확장 억제 공약을 실제 시행한다는, 실행력을 높이는 그런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장관은 이날 북한의 지속되는 도발로 한반도 안보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는 데 공감하고 북한이 도발하면 할수록 한미동맹은 더욱 굳건해질 것임을 강조했다.
또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한미는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기반으로 단호히 공동대응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오스틴 장관은 한국 방위를 위해 핵과 재래식, 미사일 방어 능력을 포함한 미국의 모든 범주의 능력을 사용하는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재강조했다고 한미 양국 국방부가 밝혔다.
이 장관은 북한 핵실험 시행 시기에 대해 "핵실험 준비는 다 됐지만, 준비된 것과 실제 핵실험을 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면서 "과거에 보면 준비 5개월 뒤에 한 적도 있기 때문에 언제 할지 판단하기 어렵다. 김정은의 결심에 따라 언제든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 데 있어서 최종적 고려 요소를 묻는 말에는 "기상도 고려될 수 있고 코로나나 장마로 인한 어려움 등 북한 내부적인 요인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어떤 특정한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 돼서 안 하고 있다고 말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또 한미가 올 후반기 연합연습부터 군사 연습과 정부연습을 통합 시행키로 한 것과 관련, "연합연습의 명칭을 프리덤 쉴드(freedom shield)로 했는데 쉴드는 방어적 훈련이라는 의미와 함께 대한민국 자유를 수호하는 의미가 있다"면서 "한미 연합 훈련과 북한의 핵실험은 아무 관계가 없다. 핵실험 시점을 어느 시점과 연계할 것이냐는 것은 김정은의 의지"라고 말했다.
회담에서는 북한의 최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실명 비난 등 위협적 언사도 거론됐다.
한미 국방부 장관은 또 회담에서 일본을 포함한 3국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같이했다고 미국 국방부는 전했다.
이 장관은 회담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문제가 거론됐느냐는 질문에 "포괄적인 정보공유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는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GSOMIA에 대한 별도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양국 장관은 역내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인 한미동맹을 자유·인권과 같은 보편적 가치를 토대로 인도태평양 지역 및 전 세계 평화와 안보,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공동의 약속을 확인했다.
이 장관은 인도·태평양 지역 문제와 관련,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자유롭고 열린 항해와 비행이 보장돼야 하고 대만해협의 평화가 중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미국과 같은 생각"이라면서 "인·태 지역에서 자유롭고 열린 운항이 보장돼야 한다는 원칙에 대해 공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러시아 등에 대한 훈련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의 위협에 대해서 함께 훈련한다는 차원보다는 2017년 해왔던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이라든지 '퍼시픽 드래곤' 훈련 등은 과거 수준으로 한다는 입장은 함께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서는 "빨리 평화를 되찾아야 한다는 것에 대해 서로 공감을 하고 여러 다양한 형태의 지원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한미동맹을 활발하고 강력한 동맹이라고 평가하고 북한에 대해서는 역사상 가장 활발하게 미사일 시험을 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동맹은 그런 위협에 대해 변함없이 준비된 상태를 견고하게 유지할 것"이라며 "북한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변함없이 준비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북한의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면서 북한 핵실험 억제 방안, 핵실험 시 한미 대응 문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의 실행력 제고 방안, 한미 군사훈련의 수준 향상 방안을 의제로 제시했다.
또 "오늘 회담에서 여러 가지 성과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북한의 위협이 크면 클수록, 도발이 있으면 있을수록 한미동맹 관계는 더욱더 공고해질 수밖에 없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장관의 직전 만남은 지난달 11일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기간 이뤄진 회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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