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외환보유액, 18억5천만달러 뿐…외채는 510억 달러
IMF 고강도 개혁 요구…위크레메싱게 대통령 지지 낮아 협상 난항 전망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스리랑카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협상을 공식 재개했다.
30일 스리랑카 데일리 미러 등 현지 언론과 외신 등에 따르면 스리랑카 재무부는 전날 IMF와 구제금융을 위한 기술적인 협상을 다시 시작했다며 "IMF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채무를 줄일 수 있다는 확실한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정치 불안과 전 정부가 IMF와 제대로 협상하지 않은 점이 협상에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도 "IMF와의 첫 논의는 매우 성공적이었으며 스리랑카는 채권자들과 채무 조정 합의에 이르기 위해 외부 고문단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리랑카는 현재 120억 달러(약 15조6천억원)의 외채를 갚지 못해 국가 부도 사태에 이르렀다. 이 돈을 포함해 스리랑카의 전체 대외 부채 규모는 510억 달러(약 66조5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날 스리랑카 중앙은행이 발표한 스리랑카의 외환보유액은 6월 말 기준 18억5천만 달러(약 2조4천100억원)에 불과하다.
스리랑카의 외환보유액은 2021년 말 31억 달러(약 4조원)에서 1분기 말 19억 달러(약 2조4천800억원), 2분기 말 18억5천만 달러로 계속해서 줄고 있다.
외화 부족으로 외채를 갚지 못하게 된 스리랑카 정부는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하지만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면서 결국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이 사임하는 등 국내 정치 불안 등으로 협상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새로 대통령에 취임한 라닐 위크레메싱게 대통령이 IMF와 협상을 재개했지만, 전문가들은 스리랑카가 IMF 구제금융 협상을 쉽게 이뤄내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IMF 구제금융을 받으려면 세금을 올리고 각종 보조금 등 복지를 줄이는 등 대규모 개혁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전적인 지지를 받아야 하지만 위크레메싱게 대통령을 반대하는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서는 현재 지고 있는 채무도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조정해야 하지만 채권단의 동의를 받아야 해 이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은행(WB)은 전날 스리랑카에 대한 긴급 지원 자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것을 거부했다.
세계은행은 스리랑카가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한 강력한 구조개혁을 시행하지 않는 한 새로운 자금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은행은 긴급 의약품과 가정용 가스, 학교 급식 등을 위해 1억6천만 달러(약 2천100억원)의 긴급 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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