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경제 전쟁속 선방…러 가스차단에 앞으론 '먹구름'

입력 2022-07-30 12:04   수정 2022-07-30 12:23

유로존 경제 전쟁속 선방…러 가스차단에 앞으론 '먹구름'
2분기 0.7% '깜짝 성장세'…팬데믹 후 예상밖 빠른 회복
에너지·긴축 등 악재 예고…"내년 상반기까지 경기침체 겪을 수도"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유럽 경제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식량 가격 급등에도 일단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감축으로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면서 향후 경기침체 우려가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는 29일(현지시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예비치)이 직전분기보다 0.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주 미국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문가 설문을 통해 산출한 예상치(0.1%)를 웃돌았다.
유로존의 성장세는 미국의 2분기 GDP가 -0.9%로 두 달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과 비교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해제로 경제활동이 본격 재개되자 경기가 에너지가 상승 등 악재을 극복할 만큼 빠른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국가별로 보면 독일 경제는 0%로 주춤했지만, 전 세계 관광객이 다시 몰려들기 시작한 프랑스 경기가 2분기 들어 0.5% 성장세로 전환한 데 이어 이탈리아(1%)와 스페인(1.1%)도 같은 기간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였다.
실제로도 유로존의 예상 밖 성장률은 글로벌 경제 위축을 어느 정도 방어하는 데도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런 흐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공급량을 이미 20%까지 줄이는 등 불확실성이 커져서다.
특히 유럽이 에너지 사용량을 제한하기 위한 배급제 없이는 올겨울을 버티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U 회원국들은 이미 일부 예외를 두되 러시아의 가스 수요를 15% 감축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이달 실시된 설문에서 기업들은 벌써 경제활동의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고 답했고, 천연가스를 에너지 자원이나 원자재로 의존하는 산업 분야는 이미 가스 부족 대비책을 마련하는 데 착수했다.
아울러 에너지 배급제가 시행되면 '필수 산업 분야'로 지정되지 않는 기업들은 에너지 공급분에 대한 접근 자체가 제한되므로 경기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 UBS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러시아의 가스 공급 차단으로 유럽에서 에너지 배급제가 실시될 경우 유로존 경기가 3, 4분기는 물론 내년 상반기까지도 심각한 수축(GDP 감소)을 겪을 수 있다고 WSJ에 전망했다.
이들은 에너지 가격 급등에 4분기 물가상승률도 11.2%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로존의 7월 물가상승률은 8.9%로 이미 통계작성 이래 최고치를 찍은 바 있다.
겨울철 에너지 대란 우려에 소비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영국 경제 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다니엘라 오르도네스 옥스 연구원은 "겨울철 에너지 가격이 얼마나 비쌀지 이미 알 뿐만 아니라 고비용을 지불할 여력이 있는 사람들로서도 에너지가 충분할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결과적으로 일반 가정에서도 전례 없는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로존 경기 둔화가 본격화될 경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금리 인상 움직임과 맞물려 경기 침체가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온다.
다만 유로존 고용시장이 지난 몇 달간 견고했고 경제 분야 전반에 인력 부족 현상이 확산한 상황이어서 경기가 위축되더라도 실업률 급등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라고 WSJ은 전문가를 인용해 전했다.
앞서 유로존의 6월 실업률은 6.6%로 1998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sh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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