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 이자율 10% 육박…"예탁금 이자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인상 필요"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증권사들이 금리 상승에 신용융자거래 이자율을 속속 올리면서도 예탁금 이용료율(이자) 인상에는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어 비판이 나온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008560]은 이날부터 100만원 이상 예탁금에 대해 이용료율을 기존 0.2%에서 0.3%로 인상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키움증권[039490](0.2%→0.25%), 하나증권(0.15%→0.25%), 삼성증권[016360](0.25%→0.4%) 등이 예탁금 이용료율을 올렸다.
하지만 상향 폭이 0.1%포인트 내외에 그쳐 올린 이용료율도 0%대 초반에 불과하다.
국내 증권사 중 예탁금 이용료율이 가장 높은 곳은 지난 5월 인상한 토스증권(1%)이고 이어 6월 인상한 NH투자증권[005940](0.5%), KB증권(0.46%) 순이다.
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매매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긴 대기성 자금이다. 증권사들은 예탁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하고 받은 수익금에서 인건비 등을 공제한 뒤 투자자에게 이용료를 지급한다.
한국증권금융의 지난 6월 기준 신탁 운용 수익률은 1.791%로, 5월(1.621%) 대비 0.17%포인트 늘었다.
낮은 예탁금 이용료율과 대조적으로 증권사들은 신용융자거래 이자율을 속속 올리면서 빚투 이자율은 10%에 육박한다.
지난달 신용융자거래 이자율을 올린 유안타증권[003470](최고 9.9%), DB금융투자[016610](9.7%), 하이투자증권(9.6%), 한양증권·키움증권·SK증권·신한금융투자(9.5%)는 최대 금리가 9%대 중후반을 넘었다.
삼성증권·유진투자증권(9.3%),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9.2%), 한국투자증권·교보증권·KB증권·다올투자증권(9.0%) 등 증권사들도 최대 9% 넘는 이자율을 부과 중이다.
다수 증권사가 지난달 한국은행의 사상 첫 '빅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이후 추가 인상 여부를 검토 중이어서 신용융자거래 이자율은 조만간 10%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리테일부문에서는 예탁금 이용료가 주요 수익원 중 하나라 이용료율을 높이면 회사의 수익이 줄어드는 구조여서 인상 결정이 쉽지 않다"라면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예탁금 이용료에 대해 인상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인상돼야 한다"면서 "증권사들이 예탁금 이용료율을 어떻게 산정하는지 등을 투자자들에게 좀 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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