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코모도 입장료 30배 인상 '시끌'…관광업계 파업

입력 2022-08-01 10:57   수정 2022-08-01 11:04

인도네시아 코모도 입장료 30배 인상 '시끌'…관광업계 파업
"호텔부터 가이드까지 모든 서비스 중단…동참 안 하는 업체 보복"
주 경찰, 경력 증원해 만일의 사태 대비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 정부가 코모도왕도마뱀의 서식지로 유명한 인도네시아 코모도 국립공원의 입장료를 대폭 올리자 이 지역 관광업자들이 파업에 들어갔다.
1일 인도네시아 안타라 통신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모도 국립공원 관광을 위한 공항과 호텔·리조트가 몰려 있는 관문 도시 '라부안 바조' 내 관광 업체들은 정부의 입장료 인상에 항의하며 모든 종류의 관광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라파엘 타헤르 라부안 바조 관광협회장은 "우리는 관광 보트, 육상 교통, 식당, 호텔부터 사진작가와 가이드, 요리사 등으로 구성돼 있다"며 "이날부터 31일까지 코모도 국립공원과 이 지역에서 모든 종류의 관광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가 너무 급격히 입장료를 올리면서 지역 관광업이 막대한 피해를 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타헤르 협회장은 "우리는 관광객의 방문을 막지는 않겠지만 관광객이 라부안 바조에 오더라도 관광객을 태울 차량이나 이들이 묵을 수 있는 호텔은 없을 것"이라며 만약 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영업을 하는 업체가 있다면 해당 업체의 시설에 불을 지를 각오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이날부터 관광 업무를 중단하고 집단 시위에 나설 계획이다.
이처럼 관광업체들이 들고 일어서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일단 이 지역으로 경찰을 충원해 시위에 대응하기로 했다.
동(東) 누사틍가라주의 세트요 부디얀토 경찰청장은 "관광객들과 지역사회가 안심할 수 있도록 경력을 파견했다"고 말했다. 다만 얼마나 많은 경력이 추가 투입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코모도왕도마뱀을 보호하기 위해 10달러(약 1만3천100원)에 불과하던 코모도 국립공원 입장료를 이날부터 375만 루피아(약 37만7천원)로 인상했다. 한 번에 약 30배를 올린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도마뱀인 코모도왕도마뱀은 거대한 몸집으로 공룡의 후예로 불린다. 인도네시아 코모도섬 일대에만 서식하는 희귀동물로 유네스코(UNESCO)는 1991년 코모도 국립공원을 세계 자연 유산으로 올렸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서식지가 잠식되면서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된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관광객이 크게 줄었지만 최근 들어 다시 사람들이 몰리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입장료를 대폭 올리고 입장할 수 있는 정원도 연간 20만 명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또 방문자는 온라인으로 예약해야 하며 공인된 의료 시설에서 받은 건강 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지난달 코모도섬 인근 린차섬을 찾은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우리는 관광 수입 증가와 환경 보전 둘 다 원하며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입장료 인상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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