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호 취임식…中 '사드3불 유지' 요구 관련 정부입장으로 해석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정재호 신임 주중대사는 1일 "상호 존중은 한중 수교 공동성명에 기재된 핵심 원칙"이라며 "양국이 서로의 안보 주권, 민생, 그리고 정체성을 존중하는 관계로 발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제14대 주중대사로 지난달 부임한 정 대사는 이날 베이징의 주중대사관 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윤석열 정부는 향후 한중 관계의 발전에 있어 '상호 존중'의 정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안보 주권에 대한 상호 존중' 언급은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위해 도입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와 관련한 이전 정부의 3불 정책(사드 추가 않고, 미국 MD·한미일 군사동맹 불참)을 유지하라는 중국의 요구가 본격화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에 전하는 메시지로 읽힌다.
정 대사는 또 미중 전략경쟁 심화를 염두에 둔 듯 "형세와 국면이 공히 결코 간단치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며 "지난 몇 년간 국익이란 무엇이며, 또 국익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제 머릿속을 떠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과 대통령님으로부터 부여받은 국익 수호라는 임무를 다하기 위해 여러분과 함께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다"며 "국익 앞에서 대한민국 국민은 원팀이고 또 꼭 그래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사는 이어 "공동이익에 기반한 협력동반자 시대를 열기 위해 대사로서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다.
특히 "무엇보다 한중간 안정적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소통채널 숫자나 빈도보다 문제나 발생하거나 위기시에도 닫히지 않고 소통가능한 경로를 유지하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과거 북한 핵실험 등 계기에 한중 정상간 전화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던 데 대한 문제 제기를 의식한 발언으로 읽힌다.
정 대사는 또 "지금 양국 간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바로 상호 인식의 악화"라며 "상호 인식의 개선 없이 양국 관계의 미래는 보장할 수 없기에 한중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양국 국민 간 우호 정서를 증진시켜 보다 실질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의 기반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2년 8월 24일 한중 수교 이후 양국의 무역, 투자, 관광을 포함한 경제협력은 그동안 양국 관계의 성장과 발전을 견인해왔고 다양한 층차의 인적 교류 역시 양국 관계를 튼실히 해왔다"며 "이제는 다가올 미래 30년을 어떠한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에 대해 제대로 된 질문을 던져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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