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층에 홍보 강화…만기연장·상환유예 종료 대비 연착륙 강구해야"
정책금융기관장들 '오해 없앤다' 정책 홍보 강화…대출자 연착륙 유도
지자체 반발 움직임에…산은 회장 "대화로 오해 풀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오주현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일 정책금융기관장들에게 취약층을 위해 125조원 규모의 금융 부문 민생 안정 과제를 차질없이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최근 취약층 채무 조정을 놓고 벌어지는 '도덕적 해이' 논란을 의식한 듯 정책금융기관에 적극적인 홍보를 강조했다. 이들 기관도 적극적으로 나서 오해가 없도록 하고 점진적인 정상화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연착륙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책금융기관장들과 간담회에서 "최근 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만큼 정책 금융기관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윤종원 기업은행장, 윤희성 수출입은행장,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김태현 예금보험공사 사장, 권남주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최준우 주택금융공사 사장, 이재연 서민금융진흥원 원장 등 정책금융기관장들이 총출동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고금리·고물가 등 경제 여건 악화로 취약 차주의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125조원 규모의 금융 부문 민생 안정 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해야 한다"면서 취약층이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없도록 홍보를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125조원 규모의 금융 부문 민생 안정 과제에는 소상공인을 위한 80조원 규모의 저금리 대환 대출, 채무 조정 등 맞춤형 지원과 개인 대출자를 위해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주택담보대출 안심전환 대출 45조원 등이 포함돼있다.
김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 및 상환유예 조치 종료에 대비해 정책금융기관이 선도적으로 연착륙 방안을 강구해 줄 것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경제·시장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취약 부문에 지원 가능한 추가대책을 미리 고민하고 금융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서민, 소상공인, 중소기업이 적기에 지원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혁신 산업 및 미래전략 산업에 대한 금융 지원 강화와 더불어 공공기관 혁신 추진과 관련해 복지 축소 등 수동적 의무 이행보다는 업무 프로세스 혁신의 기회로 삼아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정책금융기관장들은 125조원 규모의 금융 부문 민생 안정 과제의 제도 발표와 집행을 차질없이 준비하고 정책 홍보를 강화해 제도 내용에 대한 오해가 없도록 상세하게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정책금융기관장들은 대출자의 상환 능력별로 점진적인 정상화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연착륙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답했다.
이들은 회사채 시장에 경색 징후가 나타날 경우 이미 마련한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확대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가동하고, 중소기업 전반에 대한 자금 애로 지원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또한, 새 정부의 분야별 산업전략이 수립되는 대로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전략을 고민하겠다면서 올해 디지털·글로벌 공급망 등 혁신성장 분야에 대한 자금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 이후 산업은행 강 회장은 취재진과 만나 취약층 채무조정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새출발기금'을 두고 일부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이견이 있는 것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는 전날 정부의 새출발기금 운용 계획과 관련해 도덕적해이가 우려되는 만큼 세심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국시도지사협의회에 전달했다.
협의회는 지자체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새출발기금의 지원 대상을 금융취약계층으로 한정하고, 지자체 손실을 국비로 보전해줄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 회장은 "그 부분(일부 지자체장의 반발)은 오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화를 통해서 서로 오해를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권 사장은 새출발기금 지원 대상 확정 여부를 묻는 말에 "현재 대상은 협의하고 있는데, 부실화됐거나 부실이 우려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며 "아직 확정된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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