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아르헨티나 경제장관 교체 소식이 전해진 후 페소화 대비 비공식 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등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에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비공식 달러 환율은 290페소로 마감해, 28일 시가 대비 11% 떨어졌고, 국가위험도도 2천900대에서 2천400대로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마르틴 구스만 전 경제장관 전격사임 이후 45% 가까이 급등했던 비공식 달러 환율은 지난달 28일 오전 세르히오 마사 하원의장(50)이 새 경제장관으로 내정되었다는 루머가 돌자 초장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28일 오후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마사 하원의장을 경제부와 생산개발부, 농림축산수산부가 통합되는 새로운 '슈퍼경제부' 총괄책임자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실비나 바타키스 신임 경제장관이 취임한 지 불과 24일 만에 경제수장이 바뀌게 된 것이다.
마사는 아르헨티나 하원의장이자,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부통령이 대통령이었던 2008~2009년도에 장관을 역임한 바 있으며, 부에노스아이레스 수도 근교인 티그레시 시장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르헨티나 권력 순위 3위인 하원의장이 새 경제장관에 임명되었다는 소식에 시장은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우선 마사는 차기 대권을 노리는 중견 정치인이라는 명성에 어울리게 여당, 야당, 노조, 기업인 및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농축산수출업자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정계와 월가에서도 마사의 임명을 반기고 있다.
마사는 미국 공화당 및 민주당 정치인들과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의 중남미 정책보좌관인 후안 곤살레스, 전 뉴욕시장 루돌프 줄리아니 그리고 불과 며칠 전 아르헨티나에 5억 달러 차관 최종 승인을 보류한 미주개발은행(IDB) 모리시오 클래버-커런 총재와 친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래버-커런 미주개발은행 총재는 25일 'IDB의 도움을 얻으려면 아르헨티나는 스스로 도와야 한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기고문을 통해서 국제기구수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회원국 아르헨티나를 비난하며 새로운 차관 승인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런데 아직 취임도 하지 않은 마사의 경제장관 임명 소식이 전해지자 클래버-커런 총재는 7월29일 미주개발은행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세르히오 마사 신임 경제장관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환영하며 긴밀하게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마사는 2일 하원의장직을 사임했으며, 3일 오후 공식적으로 경제장관에 취임할 예정이다.
이번 마사의 임명은 '알베르토 정부의 마지막 총알'이며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살인적인 인플레와 외화 고갈이라는 위기를 물려받은 마사 신임 장관이 어느 정도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마사의 측근은 현 상황을 두고 "축구 경기 종료를 5분 앞두고 0 대 5로 뒤지고 있는 데다 선수 3명이 퇴장당한 상황에서 경기에 투입된 것"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고 일간 클라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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