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미중갈등 여파 진단…"중국이 미국은 못 때릴 것"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중국이 격분했지만 실제 후폭풍은 대만에 쏠릴 것이란 관측이 대세다.
"중국이 미국을 응징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 CNN 방송은 3일(현지시간) 해설 기사에서 외교 전문가 진단을 토대로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워싱턴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의 중국 전문가 윤선은 중국이 예고한 군사 훈련이 "대만을 쥐어짜겠다"는 뜻이라며 "펠로시 방문으로 대만을 노리는 중국 군의 압박이 예측 가능한 시일에 새롭게 고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런 응징이 현재 중국 대응의 핵심"이라며 "왜냐하면 미국을 응징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만은 또 경제적 대가도 감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는 3일 대만산 감귤류 과일, 냉장 갈치, 냉동 전갱이수입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또 중국 상무부는 대만에 수출하는 천연 모래를 이날부터 끊겠다고 발표했다. 천연 모래에서는 대만 핵심 산업인 반도체의 원료가 추출된다는 점을 정조준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대만은 천연 모래 차단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만은 중국의 군사 훈련으로 가로막힌 바닷길, 하늘길을 뚫는 데도 비상이 걸렸다.
대만은 3일 화물선에 우회 항로를 이용하도록 공지하는 한편 일본, 필리핀과도 항공 노선 협상에 돌입했다.
중국이 이같이 여러 대응을 내놨지만 내부에서는 앞서 예고했던 위협이 실제로 이뤄지지는 않았다는 '실망감'이 감지된다고 CNN은 전했다.
스팀슨센터의 윤선은 펠로시 방문에 따른 상황이 시진핑 주석의 3연임 가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시 주석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에서 '불장난'이라는 용어까지 써가며 대만 문제에 강력하게 반응한 점으로 볼 때 중국 내부에서는 '꽤 당황스러운' 상황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국립대 정치과학 교수인 좡자안은 "중국 지도부는 상황이 통제할 수 없는 방향으로 고조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서 "동시에 지나치게 약하게 보이는 신호를 보낼 수도 없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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