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탱크, 제재대상 추적결과 지난달 7척 출입
"러 우방으로 여기는 인도, 러 원유·석탄 적극 수입"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지난 한달간 미국의 제재 대상인 러시아 선박 최소 7척이 인도의 항구를 드나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선박은 러시아 정부를 위해 무기 등을 운송했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이 된 해운회사와 관련이 있어 미국 재무부의 추적을 받고 있다.
미 싱크탱크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가 100여척의 제재 대상 러시아 선박을 추적한 결과 지난달 6척의 화물선과 한 척의 유조선이 인도의 항구에 정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화물선 아들러호와 아스칼론호는 2018년 러시아의 S-400 지대공 미사일을 중국으로 실어날랐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지난달 인도 남부 코친항에 정박했던 마이아1호도 러시아산 무기 운송에 쓰인 적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조선 인다호의 경우 과거 이란산 원유를 수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린폴리시에 이들 선박의 정보를 제공한 잭 마골린 C4ADS 국장은 "이와 같은 네트워크가 제재 이행상 공백을 찾아내 활용하게 되면 러시아의 생명선 역할을 계속해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선박이 무엇을 실었는지 알 수 없다. 또 미국의 제재는 미국 시민과 법인이 제재 대상과 교역하는 것을 막기에 인도가 이들 선박을 상대하는 것은 제재 위반도 아니다.
인도는 미국과 유럽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교역을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
올해 1~4월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은 300% 늘었고 같은 기간 석탄 수입은 345% 증가했다.
인도가 계속 러시아와 교역하는 것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 효과를 높이려 노력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손을 묶는 것과 같다고 포린폴리시는 지적했다.
하지만 서방의 설득에도 인도가 러시아와 거리를 두기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인도에 러시아는 중요한 국방·외교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자국 무기의 85%를 채워준 최대 무기 공급국이고 국제사회에서 같은 편이 되어 준 든든한 우방이다.
윌슨센터 아시아 프로그램 부국장 마이클 쿠걸먼은 "인도는 오랫동안 러시아를 국제무대에서 자국의 편을 들어준 중요하고 신뢰할 수 있는 우방국으로 여겨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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