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군사전문가 "단거리 미사일 둥펑-15·둥펑-16 사용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대만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한 중국군이 수도 타이베이(台北), 가오슝(高雄), 타이중(台中) 등 대만 3대 도시 상공을 가로질러 대만 동부 해역의 목표물을 타격하는 미사일 발사훈련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대만의 군사전문가가 주장했다.
4일 대만의 영자지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대만 해군사관학교 교관 출신 군사전문가 뤼리스(呂禮詩)는 전날 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중국 인민해방군이 군사훈련 지역으로 설정한 6개 구역의 해·공(空)역 가운데 한 곳인 대만 동부 해역을 표적으로 삼아 대만 북부의 타이베이, 중부의 타이중, 남부의 가오슝 상공을 통과하는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글로벌타임스 등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도착 직후 지난 2일 밤 인민해방군이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설정한 6개 구역의 해·공역에서 4일 12시(한국시간 오후 1시)부터 7일 12시까지 중요 군사훈련과 실탄사격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6개 구역의 해·공역은 대만 북서부, 북부, 북동부, 동부, 동남부, 서남부의 해역 및 공역이다.
뤼리스는 페이스북에서 인민해방군이 군사훈련 지역으로 설정한 6개의 해·공역 가운데 대만 동부 화롄시 동쪽 해역에 설정한 '4번 목표지역'을 겨냥해 중국의 군사기지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4번 목표지역은 중국 장시(江西)성 러핑(樂平) 군사기지와 간저우 군사기지에서 각각 850㎞와 865㎞ 거리에 있다.
인민해방군이 러핑 기지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대만 북부의 타이베이 상공을 관통해 대만 동부 해역의 4번 목표지역에 떨어지게 된다.
또 인민해방군이 간저우 기지에서 미사일을 쏘게 되면 대만 중부의 3대 도시인 타이중 상공을 관통해 4번 목표지역을 타격할 수 있다.
뤼리스는 러핑 기지와 간저우 기지에서 4번 목표지역을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단거리 미사일인 둥펑(東風·DF)-15가 사용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뤄리스는 인민해방군이 하이난(海南)성 단저우 기지에서 4번 목표지역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단저우 기지는 4번 목표지역에서 1천450㎞ 거리에 있다. 만일 단저우 기지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게 되면 대만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가오슝 상공을 통과해 4번 목표지역에 떨어지게 된다.
인민해방군이 단저우 기지에서 4번 목표지역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사거리가 1천500㎞에 달하는 둥펑-16이 사용될 수 있다고 뤄리스는 지적했다.
뤄리스는 그러나 인민해방군이 이번 군사훈련에 '항모 킬러'로 불리는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둥펑-17은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둥펑-17을 사용할 경우 대만군 러산 기지에 설치된 조기경보 레이더 '페이브 포스'(AN/FPS-115 Pave Paws)에 의해 미사일 탄도 궤적이 탐지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뤄리스는 또 인민해방군이 군사훈련 지역으로 설정한 6개의 해·공역 가운데 북서부, 서남부 등 500㎞ 이내의 목표물을 타격할 경우 둥펑 미사일 대신에 PCL-191 다연장 로켓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했다.
뤄리스는 인민해방군이 대만을 겨냥한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하게 되면 그 목적이 '미사일 경보 메시지'를 발신케 해 대만인들의 사기에 영향에 미치려는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군이 발사한 미사일이 대만 3대 도시의 상공을 가로질러 대만 동부의 바다에 떨어지는 장면을 공개함으로써 대만인을 겨냥해 '심리전'을 펼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고고 뤄리스는 지적했다.
한편 인민해방군이 이날 오후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해협 동부 수역으로 장거리 실탄 사격을 했다.
대만을 관할하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을 통해 "동부전구 육군 부대는 대만해협 동부 특정 구역에 장거리 실탄 사격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동부전구는 "오후 1시(한국시간 오후 2시)께 동부전구 육군부대는 대만해협 동부 특정 구역에 정밀 타격을 진행했고, 소기 성과를 거뒀다"고 부연했다.
jj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