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외교장관, 3년만에 한자리…"차이 넘어 상호호혜적 결과로"
(프놈펜=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미중 전략경쟁으로 아시아 역내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아세안과 한중일 외교장관이 한자리에 모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회복 및 보건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4일 아세안 관련 연쇄 외교장관회의가 열리는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했다.
'아세안+3 외교장관회의'는 아세안 국가들과 한중일 3국 외교장관이 함께 하는 역내 기능적 협력체로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에 대한 공동대응을 계기로 출범했다.
특히 올해는 한중일 3국 협력체가 양자 간 역사, 외교 갈등으로 장기간 공전하는 상황에서 3국 외교장관들이 3년여 만에 함께하는 계기도 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현재 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인 한국은 이번 회의에서 2019년 중국에서 마지막으로 열린 뒤 개최되지 않고 있는 3국 정상회의 재개를 제안했다.
박 장관은 3국 간 협력은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긴요하다며, 가까운 시일 내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포함해 협력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박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한국은 3국이 차이를 넘어 상호 호혜적인 결과를 모색해 역내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중일 3국이 "아세안의 회복과 지역사회 강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협력하고 있는 확고한 파트너"라고도 평가했다.
아울러 박 장관은 한국이 올해 출범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도 적극 참여해 IPEF가 여러 경제협정과 함께 역내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도록 역할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되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두고 유연하고 열린 입장을 견지하겠다며 한국의 대북정책에 지지와 협조를 당부했다.
일본과 중국 외교장관들은 녹록지 않은 역내 정세를 의식한 듯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모두발언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공급망 교란, 에너지와 식량 가격 상승을 비롯한 많은 도전을 불러왔다"고 지적하며 "법치에 기반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질서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언급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현재의 국제적 지형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10+3'(아세안+3) 메커니즘은 전례 없는 도전과 기회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세안 국가 참석자들은 백신 공여 등 한중일의 코로나19 대응 지원에 사의를 표하고, 향후 감염병 대응 경험 공유와 백신 역량 강화 지원 등 3국의 지속적 지원과 관심을 요청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한중일과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캄보디아의 쁘락 소콘 외교장관, 미얀마를 제외한 아세안 국가 외교장관 및 차관들이 참석했다.
박 장관은 이날 한중일 조정국 대표로서 왕 부장과 하야시 외무상 사이에 착석했는데 하야시 외무상과 2분가량 대화를 나누는 모습 등이 포착되기도 했다.
한편 박 장관은 같은 날 림 족 호이 아세안 사무총장과 별도로 면담을 했다.
그는 인태 지역의 핵심 파트너인 아세안과의 협력을 계속해서 강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하고, 북한의 도발 중단 및 조속한 대화 복귀를 위한 아세안의 지속적 역할을 기대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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