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관련 긴장 속 국방장관이 연기 명령…3월에도 러 의식해 연기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대만을 둘러싼 미중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의 시험발사를 연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정부 관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 공군은 당초 이번 주중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글로리 트립'(Glory Trip)으로 불리는 미니트맨-3 시험발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미룬 상태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시험발사 연기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중국과의 추가 관계 악화를 피하기 위해 지시한 것이라고 한 국방 관리가 밝혔다.
이 관리는 WSJ에 "이것은 오랫동안 계획한 시험발사지만, 대만 주변에서의 중국의 행동을 고려해 오해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연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대만 인근에서 실사격훈련을 포함해 대규모 군사훈련을 진행 중이다. 특히 4일에는 대만 주변 해역에 11발의 미사일을 발사, 유사시 미국의 개입을 견제하는 훈련을 벌인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미국은 ICBM 무기 체계의 신뢰성을 평가하기 위해 매년 몇 차례씩 정례 '글로리 트립' 시험발사를 진행하지만, 지난 3월에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의 긴장 고조를 염려해 미니트맨-3 시험발사를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당시 국방부는 시험발사 연기가 미국의 핵태세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으나,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러시아에 맞서 힘을 보여주지 않으려는 제스처'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이번 미니트맨-3 시험발사는 열흘쯤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고 한 관계자가 WSJ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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