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간 공론화 후 최종 결정…환경부가 탄광 개발 막은 첫 사례 될 듯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 퀸즐랜드주 중부지역의 대규모 탄광 개발 계획이 세계 최대의 산호초 지대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로 무산될 전망이다.
5일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 등에 따르면 타냐 플리버섹 환경부 장관은 전날 중부 퀸즐랜드 탄광 개발 프로젝트의 신청을 불허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 프로젝트는 호주의 광산 재벌 클라이브 팔머가 제안한 것으로 탄광이 개발되면 25년간 연 1천만t의 코크스용 석탄을 생산해 82억 호주 달러(약 7조4천억 원) 규모의 수출 수입을 올리고 일자리 500개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이 탄광의 위치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서 불과 10㎞ 떨어져 있어 탄광에서 흘러나오는 오염 물질이 강 줄기를 타고 바다로 들어가면 이 지역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이 때문에 퀸즐랜드주 정부도 이 지역 관광 사업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탄광 개발에 반대 의견을 내왔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 퀸즐랜드 해안을 따라 2천300㎞ 길이로 퍼져 있는 세계 최대 산호초 지역이다.
호주 환경부의 권고는 개발 불허를 제안하는 것으로 앞으로 10일 동안 공론화 과정과 추가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호주 ABC 방송은 환경부의 불허 이유로 볼 때 이번 프로젝트가 결국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호주 역사상 처음으로 연방 환경부가 광산 개발을 막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월 집권한 호주 노동당은 전날 탄소 배출 저감을 확대하는 내용의 '기후 법안'을 하원에서 통과시키고, 대규모 탄광 개발을 막는 등 환경 문제에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석탄 덕분에 충분한 재정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2021∼2022 회계연도(2021년 7월∼2022년 6월)의 무역수지는 1천374억 호주 달러(약 124조4천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54% 늘어난 규모다.
무역수지 흑자가 대폭 증가한 것은 이 기간 석탄 가격이 크게 오르고 수요도 급증하면서 석탄 수출액이 1천130억 달러(약 102조 2천억원)를 기록, 1년 전보다 약 3배가량 커진 덕분이다.
이 덕분에 호주 연방 정부의 2021∼2022 회계연도 재정 적자도 당초 예상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어서 각종 보조금 지급 연장 등 노동당 정부의 재정 집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디오스트레일리안은 전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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