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경제동향…"소비 심리 악화·주요국 경기 둔화"
경제 전문가들 "올해 성장률 2.4%로 하향, 물가 5.1%로 상향"
(세종=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한국 경제가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이어갔으나 하방 위험은 커졌다는 국책연구원의 진단이 나왔다.
고물가와 미국·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 둔화가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간한 '8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 부진이 완화되며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지속했으나, 고물가와 대외여건의 악화로 경기 하방 요인이 고조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는 '7월 경제동향'에서 한국 경제의 회복세가 완만한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가 더 나빠지지도, 더 좋아지지도 않았다는 의미다.
이달에도 현재 상황에 대한 진단은 비슷했지만 미래 전망은 더 어두워졌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현재 경기 상황은 지난번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미래 전망은 조금 더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며 "고물가가 계속되고 미국·중국의 경제가 안 좋아지고 있으며 금리 인상도 시차를 두고 (경기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6.3% 올라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고물가에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86.0으로 전월(96.4)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향후 소비 회복이 제약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경제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역성장했고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4.8%)보다 크게 낮아진 0.4%에 그치는 등 대외 여건이 좋지 않아 수출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7월 일평균 수출 증가율은 14.1%로 전월(14.8%)보다 소폭 둔화했다. 중국으로의 수출 증가율은 1.6%에 그쳐 전월(8.3%)보다 많이 낮아졌다.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로의 일평균 수출액 증가율은 18.2%로 전월(16.8%)보다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두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는 등 주요국의 금리 상승도 경기 하방 압력을 가중하고 있다.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1.8% 증가해 부진이 일부 완화됐다. 반도체(4.2%)와 자동차(7.4%) 생산이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6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84만1천명 늘어 양적으로는 양호한 고용 호조세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의 경제 전망은 한층 어두워졌다.
KDI가 지난달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6명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전망) 중간값은 2.4%였다. 지난 4월 조사(2.6%)보다 낮아졌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2.5%에서 2.0%로 내려갔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9%에서 5.1%로, 내년 물가 전망치는 2.8%에서 3.3%로 높아졌다.
기준금리는 올해 75bp(1bp=0.01%포인트) 추가로 인상된 후 내년 말까지 3.0%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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