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구글 등 미국 대기업들이 불확실한 경제전망과 큰 증시 변동성 속에서도 설비투자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표적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인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지난주 실적 발표를 통해 2분기 설비투자가 68억 달러(약 8조8천억원)로 전년 동기 약 13억 달러(약 1조6천억원) 늘었다고 밝혔다. 이 자금은 서버 등 기술인프라 구축에 주로 투입됐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세계 경제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기저기술과 컴퓨터과학에 투자하는 우리의 전략은 맞다"고 평가했다.
자동차 제조사 제너럴모터스(GM)의 2분기 설비투자도 전년 동기보다 약 6억 달러(약 7천억원) 늘어난 21억 달러(약 2조7천억원)였으며, 이 돈은 전기차 분야 등에 들어갔다.
식음료 회사인 펩시코는 적정 재고 관리를 위한 디지털 분야 등의 설비투자를 위해 2분기 15억 달러(약 1조9천억원)를 지출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억 달러(약 2천억원) 늘어난 것이다.
지수제공업체 '스탠더드앤드푸어스 다우존스 인다이시즈'(S&P DJI)가 S&P500 편입 종목 약 3분의 2의 2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난 1천498억 달러(약 194조5천억원)였다.
반면 같은 기간 이들의 자사주 매입은 10% 늘어난 1천608억 달러(약 208조7천억원), 배당은 14% 늘어난 1천406억 달러(액 182조5천억원)였는데, 설비투자 증가율이 자사주 매입 증가율을 앞선 것은 지난해 1분기 이후 처음이다.
기업들은 미래 성장성 확보를 위해 부동산, 장비, 기술 등에 설비투자를 진행했다.
최근 기록적인 인플레이션과 공격적인 금리 인상 여파로 미국 증시가 요동치고 경제 상황에 대한 분석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들 기업이 현금을 쟁여두기보다 설비투자를 늘린 것은 시장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요소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 코로나19 확산 기간 현금 보유를 늘렸던 기업들이 정상적 경영활동을 재개하고, 미국 기업들이 최근의 공급망 혼란 속에 자국으로 생산시설을 옮긴 것 등도 설비투자 증가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WSJ은 전했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설비투자를 늘린 것은 아니다. 일부는 향후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으며, 반도체기업 인텔은 2분기 실적 악화 속에 올해 설비투자 전망치를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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