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컬처웍스 호조에 마트도 실적 개선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롯데쇼핑[023530]이 길었던 실적 부진의 고리를 끊어내고 오랜만에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기록했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본격화로 백화점과 컬처웍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데다 마트도 상반기 기준 흑자로 전환되면서 2016년 이후 6년 만에 연간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 전망을 밝게 했다.
롯데쇼핑은 연결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7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82.2% 증가했다고 5일 공시했다.
이번 영업이익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627억원을 18.7% 상회했다.
매출은 3조9천19억원으로 작년 동기와 비슷했지만, 당기순이익은 455억원으로 흑자 전환됐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매출액은 7조6천727억원으로 1.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천431억원으로 106.3% 증가했고 당기순이익도 1천146억원으로 흑자 전환됐다.
롯데쇼핑이 상반기 기준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업계에서는 점포 폐점과 희망퇴직 등 지난 2년간의 뼈를 깎는 체질 개선 노력이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롯데는 그간 부진한 전문점과 슈퍼 매장을 정리하고 백화점과 마트는 대규모 리뉴얼을 진행하면서 체질 개선에 힘써왔다.
여기에다 지난해 말 유통 부문의 수장을 모두 외부인사로 채운 신동빈 회장의 '충격요법'이 통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1979년 롯데쇼핑 설립 이후 첫 외부출신 대표인 김상현 부회장은 취임 후 계열사별로 체질을 개선해 본업 경쟁력을 회복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도출하는 데 주력해왔다.
이를 위해 '고객의 첫번째 쇼핑 목적지'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전국 매장을 돌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한편 조직문화 개선에도 힘써왔다.
사업부별로 보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본격화에 따른 패션 상품 판매 호조로 백화점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
백화점은 2분기 기준 매출 8천285억원(+14.9%), 영업이익 1천42억(+68.5%)을 기록했다.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분위기 속에 해외패션(+17.9%)뿐 아니라 남성·스포츠·아동(+16.8%), 여성패션(+14.9%) 장르가 잘 팔렸다.
제타플렉스와 보틀벙커로 변신을 시도했던 마트도 상반기 영업이익이 9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되면서 재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주류(+16.0%)와 가공식품(+9.0%) 성장세에 힘입은 마트의 2분기 매출은 1조4천410억원으로 1.2% 증가했고 영업 적자는 71억원으로 적자 폭이 줄었다.
컬처웍스도 리오프닝 수혜 속에 대작 영화들이 연이어 흥행하면서 2분기에 매출 1천214억원(+180.6%), 영업이익 105억원(흑자전환)을 기록했다.
슈퍼 사업은 2분기에도 23개 매장을 폐점하면서 효율화 작업을 지속했지만 엔데믹으로 내식 수요가 줄면서 매출은 7.1% 감소했고 적자 폭도 확대됐다.
이커머스(롯데온)와 하이마트의 부진은 계속됐다.
이커머스 매출은 10.5% 감소했고 영업적자도 492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하이마트도 매출이 10.2% 줄었고 영업이익은 3억원으로 99.2% 감소했다.
홈쇼핑은 송출 수수료 등 판관비 증가로 영업이익은 9.6% 줄었지만 여행 관련 매출 증가 등으로 상반기 취급고는 3.6% 늘었다.
최영준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은 "그동안의 바닥 다지기를 끝내고 다시 유통 1번지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하반기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 염려와 함께 환율 등 대외 환경 변화 추이도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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