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미국 케이프커내버럴=연합뉴스) 문다영 기자·공동취재기자단 =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5일 발사된 한국 첫 달 탐사선 '다누리'에 대해 "우리 연구진이 최선을 다해 연구개발에 매진한 만큼 대한민국 최초의 달 탐사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원장은 이날 다누리의 목표 궤적 진입 성공이 확인된 후 공동취재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달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고 할 수 있다"면서도 달 궤도까지 가는 5개월 동안의 항행을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궤적 수정 기동 등 설계한 대로 달 궤도까지 무사히 진입하기 위해 거쳐야 할 관문을 넘어야 한다"며 "달 궤도에서 1년 이상 운영되고, 6개 탑재체가 모두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해 목표를 달성해야 완전한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이런 과정을 거쳐 다누리가 성공한다면 "국내 우주개발은 지구 저궤도 약 600㎞ 내외, 정지궤도 약 3만6천㎞ 내외였지만, 지구에서 약 38만㎞ 떨어진 달까지 대한민국의 우주 영역이 확대"되는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항우연 연구진들이 다누리가 달로 가는 경로로 채택한 '탄도형 달 전이방식'(BLT·Ballistic Lunar Transfer) 궤적에 대해 느낀 어려움을 솔직하게 표현하기도 했다.
BLT 궤적은 지구에서 약 38만km 떨어진 달로 곧장 가지 않고 태양 쪽의 먼 우주로 가서 최대 156만km까지 거리를 벌렸다가, 나비 모양(∞) 궤적을 그리면서 다시 지구 쪽으로 돌아와서 달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이 궤적은 미국과 일본 등이 성공한 적이 있지만 기술 난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드물게 시도됐다. 하지만 연료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여 임무 기간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다누리에 채택됐다.
그는 "아시다시피 BLT 궤적이 통상적인 궤도가 아니고 연료를 아껴야 했기에 불가피하게 선택한 궤적"이라며 "우주 공간에서 최대 비행거리가 약 600만km에 달하는 거리의 비행을 계산한다는 건 상당한 모험이자 부담이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다만 이 원장은 "연구진들이 밤을 새워 논의하고, 회의하고, 계산하고, 또 했다"며 "애쓴 만큼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미 항공우주국(NASA)로부터 '이 분야에서 아주 큰 성과를 이루었다. 매우 우수해서 수정할 부분이 없다'는 검토 결과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원장에 따르면 항우연 연구원들은 최초 BLT 궤적 설계에 꼬박 7개월이 걸렸고, 이후 최종 설계까지 2년의 세월이 더 걸렸다고 한다.
미국의 '아르테미스'(Artemis) 계획을 위해 NASA가 개발한 과학 장비인 '섀도캠'(ShadowCam)이 다누리에 실린 것은 한국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원장은 "이런 우주 강국들과 협업은 우리처럼 뒤늦게 출발하는 심우주 탐사국에는 중요한 지름길이 된다"며 "단시간 내 많은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최근 세계 각국이 달 탐사에 뛰어드는 이유에는 경제적 배경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50년 전의 달 탐사는 일회성으로 그 자체가 최종 목표였다"며 "그러나 지금은 달에 인간이 장기 체류할 수 있는 기지를 건설하고 자원을 채굴하는 등 지속할 수 있는 목표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달의 남극에 물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달의 효용가치는 더욱 커졌다"며 "달에서 식수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생존에 활용하고 화성 등 더 먼 행성으로 가기 위한 로켓 등의 연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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