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상원 법안 합의…대기업 '최소 15% 세금 납부' 등도 포함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에너지 안보와 기후 변화 대응에 3천690억달러(약 479조원)를 투자하고 대기업이 최소 15%의 법인세를 내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이 미국 상원에서 조만간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역점 추진 법안인 '더 나은 재건(BBB)' 법안을 일부 수정한 이 법안에 대해 반대하던 민주당 커스틴 시네마(애리조나) 상원 의원이 일부 조항 수정을 조건으로 찬성으로 선회하면서다.
민주당 상원 지도부는 전날 오후 시네마 의원과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을 일부 수정해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민주당은 '여당 내 야당'으로 통하는 조 맨친 상원의원(웨스트버지니아)과 최근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으나 이후 시네마 의원이 지지 의사를 표명하지 않으면서 법안 처리에 제동이 걸렸다.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은 에너지 안보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3천690억달러, 처방 약 가격을 낮추기 위해 전국민건강보험에 640억달러(약 83조원)를 각각 투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대기업이 장부상 수입을 기준으로 최소 15%의 세금을 내도록 하는 한편 처방 약 가격 책정 체제 개혁 등을 통해 7천390억달러(959조5천억원)를 추가로 거두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를 통해 재정 적자를 3천억달러(389조5천억원) 줄이겠다는 것이다.
시네마 의원은 이 가운데 헤지펀드 매니저 등에 대한 증세에 반대했으며 애리조나주 가뭄 피해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해당 조항은 삭제될 예정이며 법인세 최저세율 부과 구조도 변화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수정된 법안을 주말인 6일 공개하고 절차투표를 통해 처리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민주당은 무한 토론을 통해 정상적인 의사진행을 막는 필리버스터 규정을 우회하기 위해 이 법안을 예산 조정 절차를 통해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필리버스터 규정에 따라 법안 처리를 위해 최소 60표의 찬성표가 필요한 일반 법안과 달리 예산 관련 법안은 단순 과반만 있으면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민주당 상원의원 전원이 법안을 지지하면 처리가 가능하다.
현재 상원 의석 구조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50 대 50으로 양분하고 있으며 가부 동수의 경우엔 당연직 상원의장인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법안은 이르면 7일 오후나 8일 오전에 최종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이 안정적 다수인 하원은 상원이 이 법안을 처리하는 대로 회의를 소집해서 해당 법안을 가결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이 역점을 두어 추진한 법안이 조만간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민주당 내 법안 합의에 대해 "미국 가정의 생활비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결정적인 한 걸음"이라고 평가한 뒤 "상원이 조속히 이 법안을 처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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