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카스티요 대통령 탄핵안 준비 중…콜롬비아방문 불허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취임 1년을 갓 넘긴 페루 대통령이 세 번째 탄핵 위기를 맞을 수도 있게 됐다.
5일(현지시간) 엑스프레소 등 페루 언론들에 따르면 야당 의원들은 곧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에 대한 세 번째 탄핵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여러 부패 의혹에 따른 '도덕적 무능'이 탄핵 추진 사유다.
지난해 7월 말 취임한 좌파 카스티요 대통령은 이미 두 차례나 탄핵 위기를 넘겼다.
보수 야당 우위의 국회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 각각 대통령 탄핵을 추진했다.
첫 번째 탄핵안은 탄핵 절차 개시를 위한 국회 40%(130명 중 52명) 찬성 요건을 채우지 못해 불발됐고, 두 번째 때는 의원 76명의 찬성으로 절차는 개시됐으나 본 투표에서 탄핵안 가결을 위한 3분의 2(87표) 이상의 표를 확보하지 못했다.
세 번째 탄핵이 추진되면 이전보다 더 많은 의원이 탄핵안에 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탄핵안을 주도하는 에드워드 말라가 의원은 최근 이미 80표 가까이 확보했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대선에서 박빙의 차로 보수 후보 게이코 후지모리를 꺾고 당선된 시골 교사 출신의 카스티요 대통령은 위기로 점철된 1년을 보냈다.
현 정권 네 번째 국무총리였던 아니발 토레스 총리가 지난 3월 사임하는 등 내각 혼란도 계속됐다.
대통령은 최근 불법 영향력 행사 등을 비롯한 여러 부패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페루 대통령에겐 형사 면책특권이 주어지지만 임기 중에라도 수사 대상이 될 수는 있다.
그는 전날 검찰에 출석해 혐의를 부인하며 묵비권을 행사했다.
전날 페루 국회는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들어 예정된 외국 방문을 불허하기도 했다.
카스티요 대통령은 오는 7일로 예정된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는데 국회는 찬성 42표, 반대 67표, 기권 5표로 승인 요청을 거부했다.
페루에선 국회가 대통령의 외국 방문을 승인해야 하는데, 1993년 현행 헌법 제정 후 대통령의 출장이 국회에 가로막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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