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수관까지 말라버렸다…전례 없는 가뭄에 프랑스 '비상'

입력 2022-08-06 02:22   수정 2022-08-06 08:38

송수관까지 말라버렸다…전례 없는 가뭄에 프랑스 '비상'
100개 이상 마을에서 단수…호숫물·바닷물까지 끌어오기도
정부, 위기대응조직 가동…거의 모든 지역에 물사용제한 가능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프랑스가 올해 여름 무더위와 함께 찾아온 극심한 가뭄으로 바싹 말라가고 있다.
송수관을 지나가는 물마저 고갈되면서 100곳이 넘는 마을에 식수가 끊겨 트럭으로 물을 실어나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크리스토프 베슈 생태전환부 장관은 5일(현지시간) 가뭄 피해가 심각한 남부 루물을 돌아보고 "우리 모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다.
송수관이 텅 비어버리자 궁여지책으로 호숫물과 바닷물까지 동원하는 마을도 등장했다고 BFM 방송이 전했다.
동부 제라르드메르에서는 휴가철 관광객들로 붐비는 호수에서 물을 끌어와 송수관을 채우고 있다.
서부 그루아 섬에서는 바닷물을 식수로 사용할 수 있게끔 담수화 기계를 설치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번 가뭄이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보고 이날 여러 부처가 참여하는 위기 대응 조직을 가동했다.
위기 대응 조직은 가뭄 피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필요한 곳에 제때 물자를 공급할 수 있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는 성명에서 "이번 가뭄은 역대 가장 심각하다"며 "이런 상황이 앞으로 2주 넘게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례적인 가뭄으로 많은 마을에서 물이 사라지고 있다"며 "이는 농가뿐만 아니라 생태계, 생물다양성에도 비극"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정부는 현재 101개 주(州) 가운데 93개 주를 물 사용을 제한할 수 있는 지역으로 지정했다.
남부 바르에서는 한 사람당 하루에 최대 150∼200L의 물만 사용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과태료로 200만원을 내야 한다.
올해 가뭄은 지난 6월부터 세 차례 폭염을 겪으면서 프랑스에 쌓인 열기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프랑스 기상청은 다음 주에 남부 지방과 서부 지방을 중심으로 무더위가 다시 한번 기승을 부린다고 예보했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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