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태평양에 있는 칠레령 이스터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봉쇄된 지 2년여 만에 다시 관광객을 맞았다.
칠레 본토에서 3천500㎞ 떨어진 이스터섬의 마타베리 공항에는 지난 4일(현지시간)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관광객들을 실은 비행기가 도착했다고 현지 언론들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공항 직원과 섬 주민들은 화환을 걸어주며 돌아온 관광객들을 환영했다.
현지인들이 '라파누이', '이슬라 데 파스쿠아'로 부르는 이스터섬은 면적 163㎢의 화산섬이다.
섬 곳곳에 있는 사람 얼굴의 거대한 석상 '모아이'로 유명해 전 세계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성수기엔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하루 두 차례 비행기가 오갔는데, 칠레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후 지난 2020년 3월부터 비행편이 끊겨 사실상 고립됐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데다 자체 의료 역량에도 한계가 있어 코로나19가 한번 퍼지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수 있기 때문에 칠레 본토의 봉쇄가 풀린 이후에도 오랫동안 고립 상태로 남았다.
덕분에 코로나19 확진자는 한 자릿수에 그쳤지만, 대부분 관광업에 종사하는 이스터섬 주민들은 생계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육지에서의 물자 수송도 원활하지 않아 채소 등을 직접 재배하거나 주민들끼리 물물교환을 하며 생활해야 했다.
868일 만에 섬이 재개방된 이후에도 칠레 당국은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24시간 이내 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이들에게만 입도를 허용하기로 했다.
항공편도 현재는 일주일에 두 편만 오가는 등 개방 속도를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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