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미국과 이란의 간접 협상이 재개된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3국이 이란에 기존 합의 틀을 벗어나지 말라고 촉구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들 3국은 5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이번 회담은 새로운 협상을 시작하자는 게 아니라 (기존 논의 사항을 바탕으로) 기술적인 대화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3국은 "텍스트가 테이블 위에 있으며 전혀 새로운 협상을 재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란은 합의 도출이 가능한 지금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존 핵합의에서 벗어난 비현실적 요구를 하지 않을 것을 촉구한다"고 이란을 압박했다.
이란은 2015년 유럽 3국을 포함해 미국, 러시아, 중국 등 6개국과 핵 프로그램을 동결 또는 축소하는 대가로 자국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의 협약(JCPOA)을 맺었는데, 당시 협약의 골자에서 벗어난 요구를 거둬들이라는 취지다.
전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재개된 협상은 JCPOA를 복원하기 위한 것이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면서 대 이란 제재를 복원했고, 이란은 이에 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제한하고 우라늄 농축 농도를 높여왔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파국적 상황을 막기 위한 당사국들의 협상이 작년 4월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어져 왔으나 막판 이견 속에 교착 국면을 맞자 중재자를 세운 간접 협상이 추진됐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외국 테러 조직(FTO) 지정 철회, 미국 측의 향후 핵 합의 일방파기 방지 확약 등 이란이 내놓은 요구를 놓고 대치 중인 상황에서 타결의 실마리를 찾아보자는 것이다.
이번 협상에서 이란 측 알리 바게리카니 외무부 차관이 대표로 나섰고, 유럽연합(EU) 측 실무책임자인 엔리케 모라 대외관계청(EEAS) 사무차장이 중재자로 참석했다. 미국과 직접 대화를 꺼리는 이란 측의 뜻에 따라 미국과 이란은 모라 사무차장을 통해 간접적으로 의사를 전달한다.
지난 6월 카타르 도하에서도 이란과 미국이 간접 협상을 벌였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란 측은 타협안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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