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그리스 정보수장이 야당 지도자·언론인 등의 사찰 의혹으로 사임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리스 총리실은 이날 파나기오티스 콘톨레온 국가정보국 국장이 사직서를 제출했다면서 "합법적인 도청 과정에서 일부 잘못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관련 의혹은 최근 야당인 범그리스사회주의운동(PASOK)의 니코스 안드룰라키스 대표가 법적 대응을 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정보국이 PASOK 당수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둔 작년 9월 자신의 휴대전화에 감시 소프트웨어를 깔아 불법 도청을 시도했다면서 검찰에 고발한 것이다.
콘톨레온 국장은 지난달 29일 비공개로 열린 의회 청문회에서 정보국 요원이 미 CNN방송 그리스 지국 소속의 금융권 취재 기자를 사찰했다는 사실을 시인하기도 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안드룰라키스 대표는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에게 직보하는 정보국이 자신의 대화 내용을 엿들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회에 별도의 진상 조사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리스 정부는 이미 밝힌 대로 정보국의 관련 도청 행위가 검사의 승인을 받아 합법적으로 이뤄졌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의회 조사위 설치안은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사위원회 설치안이 의회를 통과하려면 전체 의원 300명 가운데 120명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집권 보수당은 과반 의석(157석)을 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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